(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대한해운 매각 본입찰이 오는 21일로 다가왔으나 예상 인수가격이 오리무중이다.

최신 재무정보를 얻은 SK해운이나 CJ GLS 등 인수후보들 사이에서도 대한해운의 밸류에이션 측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대한해운 매각은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보들이 인수 후 비용을 고려해 경영권에 필요한 지분만을 노릴지, 어차피 추후 재무 개선에 소요될 것을 미리 베팅할지 미지수다.

해운 경기 전망에 따라서도 베팅액이 달라진다. 벌크선운임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여전히 1000포인트를 밑돌고 있어 운항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다.

18일 IB 업계 전문가들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 간의 최종 본입찰 제시가격이 상당히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한해운은 그동안 유상증자와 신규자금 조달, 용선 계약해지 등 재무개선 조치를 단행했다. 따라서 재무상태는 한결 나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상환해야 할 회생채권이 미확정분 포함해 지난해 3분기 말 1조원에 육박하는데다 최근 용선 계약해지로 추가로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지난해 3분기까지 845억원의 영업적자를 입은 대한해운은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한해운의 시가총액은 이날 약 2천억원이지만, M&A 기대로 단기 급등해 인수후보들에게 큰 참고사항은 아니다. 인수후보들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4분기 자구 노력만으로 개선된 대한해운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인정해줄지도 관건이다.

국내 벌크 부문 1위인 STX팬오션이 매물로 나왔다는 점에서 대한해운의 베팅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CJ그룹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SK해운을 앞세운 SK그룹은 일단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동아탱커, 한앤컴퍼니, 제니스파트너스 등의 참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CJ그룹은 인수를 통해 육상과 해상을 연결하는 시너지 가치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대한해운 자체만으로는 큰 액수를 베팅하기 어려운 만큼 자체 물동량을 대한해운 보유선대로 활용,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다른 인수후보와 차별된 금액을 제시할 수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어느 곳이 인수하든지 영업수익을 내 빚을 갚아나가야 하는데, 수익성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인수 후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경영권 확보만큼만 증자할 것이고 일단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후 시너지에 자신이 있다면 화끈한 자금투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면에서 CJ그룹이 가장 유리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형태의 기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가 있는 PEF도 다크호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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