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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기업들이 자체 사업 조정을 마치고 시장 지배력 강화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M&A에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쟁력과 신성장 사업을 키운다는 명분을 내세워 노골적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셈이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11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공정위 심사건수 기준 다른 업종 간의 혼합결합은 지난해 279건, 같은 업종 간의 수평결합은 197건, 원재료 의존관계인 수직결합은 67건을 보였다.

건수 비중으로 보면 혼합결합은 2010년 49.0%에서 지난해 51.4%로, 수평결합은 34.5%에서 36.3%로 각각 늘었으나 수직결합은 16.5%에서 12.3%로 줄었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도 마찬가지다.

혼합결합 비중은 53.8%(91건), 수평결합은 26.6%(42건), 수직결합은 19.5%(33건)로 나타났다.

다른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다각화에 나서거나 경쟁사 M&A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기업의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공정위가 예시한 지난해 대규모 기업집단의 주요 기업결합 사례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했다.

혼합결합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가 녹십자생명보험을,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를, KT캐피탈이 비씨카드를 각각 인수한 사례가 있다. 수평결합으로는 LG생활건강이 해태음료를, 롯데정보통신이 현대정보기술을, CJ제일제당.CJ GLS가 대한통운을 각각 사들인 경우다.







계열사와의 결합 비중(건수)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계열사 간 결합 비중은 2009년 31.2%, 2010년 27.9%, 지난해 22.3%로 해마다 축소됐고, 비계열사 비중은 반대로 2009년 68.8%에서 지난해에는 77.7%로 확대됐다.

결국, 기업들이 자체 구조조정보다는 다른 회사 인수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손대거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셈이다.

다만, 해당 업종의 경기를 반영하듯 건설사와 도소매업체는 소외됐다.

건설업 분야의 기업결합은 2010년 55건(비중 11%)에서 지난해 32건(5.9%)으로, 도소매업 분야는 38건(7.6%)에서 24건(4.4%)으로 각각 줄었다.

국내 IB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력 사업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른 사업을 포트폴리오 추가해 특정 업황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2, 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다른 사업을 찾는 수요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과거와 달리 중소형 딜이 많아졌는데, 이는 대형 딜로 '승자의 저주'에 시달린 기업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인수자의 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라며 "특히 금융위기시 현금을 쌓아둔 대기업이 아직도 가격이 싼 다른 기업에 대한 사냥을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움직임 등 기업 규제책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올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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