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진년 1월도 어느덧 다 지났다. 국제금융시장은 빡빡한 1월 일정을 소화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중요한 이벤트가 집중됐다.

유럽에선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평가가 있었고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있었다. 1월 30일엔 EU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미국에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통화정책 회의와 주요 기업실적 발표가 있었다.

낙관론자들에겐 보고 싶고 듣고 싶던 뉴스가 많았다. 이들 입장에선 해묵은 갈증이 해소된 셈이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쓰린 속을 달랬을 것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악재의 강도가 약했기 때문이다.

유럽발 이슈는 수면 아래로 들어갈 조짐이다. 신용평가사들의 조치는 지난 주말 피치의 등급 조정을 마지막으로 모두 끝났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 등 3대 신평사들이 유럽에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파장이 심하진 않았다.

이제 유럽에서 남은 이슈는 그리스의 채무협상이다.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은 현재 국채교환 협상은 벌이고 있다. 금리 문제를 비롯해 세부 사안을 놓고 티격태격하지만 곧 타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별도로 그리스는 트로이카(EU·유럽중앙은행·IMF)과 2차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협상은 유로존 내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난항을 겪고 있다.

대서양 건너 미국에선 통화정책의 얼개가 드러난 게 중요하다. 연준은 2014년 후반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2013년 중반까지로 정했던 저금리 시한을 1년 이상 뒤로 미룬 것이다. 사실상 통화완화 정책의 효과를 낸 것이다. 제로금리인 연준이 금리를 더 내릴 수 없는 까닭에 시간의 개념을 이용한 변칙 완화정책을 쓴 것이다.

주택저당증권(MBS)을 중심으로 한 3차 양적 완화도 카드로 남겨뒀음을 시사했다. MBS를 이용한 양적 완화는 달러를 풀어 경기 회복을 자극하고 모기지 금리를 내려 미국의 주택시장을 지원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 통화정책은 미국 경제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달렸다. 지난 주말에 나온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실망스러웠다. 시장의 기대치인 3.0%에 모자라는 2.8%에 그쳤기 때문이다.

연율 2.8%가 낮은 숫자는 아니지만, 연말 쇼핑시즌 등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것을 고려해야 한다. 고정자산 투자 폭 축소, 순수출 성장기여도 마이너스 반전 등 지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꺾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에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을 가늠할 기회가 있다. 오는 3일 나올 미국 고용지표에서 일자리는 얼마나 만들어졌는지, 실업률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이에 앞서 2일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하원 재정위원회에서 연설한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밝혔지만, 현재 미국 경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3차 양적 완화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할지 다시 한번 들을 기회가 될 것이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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