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침체된 국내 주택시장에 기관투자자의 투자로 유동성이 공급될 가능성이 시선을 끌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운용 자금을 마땅히 굴릴 데가 없는 기관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상업용에 머문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주택까지 확대된다면 꽁꽁 얼어붙은 주택시장을 녹일 여지가 많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중앙회는 실물 등 대체투자로 2조원 가량을 운용하고 있다.

또 일찌감치 런던, 파리 등 해외 부동산투자로 재미를 본 국민연금을 따라 국내 연기금 등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운용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채권의 낮은 운용 수익률을 보완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민간에서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생명보험사들도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다.

운용자산 140조원으로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최근 부동산 전문 운용사를 계열사로 설립했다. 인원 23명으로 출범한 삼성부동산자산운용은 향후 삼성생명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책임질 예정이다.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이런 기관들의 부동산 투자가 주택시장으로까지 확대된다면 얼어붙은 매수심리가 서서히 풀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부동산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임대사업 위주로 주택시장에 투자한다면 온기가 돌 것"이라며 "이는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붙들어 매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경영난에 처한 건설사도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도 있고, 시공 일감도 확보할 수 있게 되지만 아직 국내 기관투자자의 주택 투자 사례는 없는 상태다.

이는 오피스 빌딩, 물류센터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률이 나오는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수의 우량 임차인이 장기로 계약하는 오피스는 거래나 유지관리 비용이 예측 가능할 정도로 투자 경험이 업계에 많이 쌓였다.

하지만 성공한 임대주택 건설사인 부영의 사례를 보면 기관의 투자가 가능이 엿보인다는 진단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최근 야구단 10구단 창단에 나섰던 건설사 부영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관의 주택임대사업이 불가능하지 않은 것 같다"며 "기관의 주택임대사업의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의 임대주택은 90%를 웃도는 임대율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2010년과 2011년의 영업상 현금유입은 각각 6천200억원과 6천400억원에 달했다. 이런 탄탄한 현금 창출 능력은 인지도가 낮은 부영이 10구단 창단을 시도했던 배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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