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28일(미국시간) 한때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연 2%대로 올랐지만, 금리 상승으로 추세가 전환된다는 신호는 아닌 것으로 진단됐다.

CNBC는 국채 금리가 더 오르지 못하는 두 변수를 제시했다.

하나는 미국 백악관·행정부와 의회가 오는 3월까지 재정 적자 감축 방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예산을 강제로 삭감하는 시퀘스터 또는 '시퀘스트레이션(sequestration)'이 발동된다는 불확실성이다.

다른 하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실행 중인 자산매입 프로그램, 즉 양적완화(QE)다.

전문가들은 미 국채 금리가 갑자기 상승했지만, 아직 추세 전환의 신호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한 배경에는 위험 선호심리 개선이 있다.

최근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는 수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고 있으며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는 매도 압력을 받았고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리는 오른 것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존 브릭스 미국 금리 전략 헤드는 "정부 채무 한도 협상이 해결된 후 미 국채 가격 전망이 더 비관적으로 바뀌었다"며 "합의가 위험자산에 상승 동력이 됐으며 투자금은 안전자산, 특히 미 국채에서 빠져나와 위험자산으로 흘러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 23일 채무 상한을 오는 5월 19일까지 한시적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브릭스 헤드는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500까지 오른 데 따른 국채 매도가 늦어진 것"이라면서 Fed가 계속해서 시장에서 자산을 매입하면서 국채 매도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재정 적자 감축에 합의하면 국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29~30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시장 분위기 역시 국채 금리가 상승한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통화 정책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지난 3일 공개된 FOMC 성명에서 전보다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Fed가 바뀐 스탠스에 맞는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CRT 캐피털의 이안 린겐 선임 채권 전략가는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채 금리가 2%로 오른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의 애덤 브라운 채권 트레이딩 헤드는 "금리가 2%를 넘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더 많은 국채 매도가 일어나겠지만, 2%가 예상 레인지(범위)의 상단이다"라고 설명했다.

브릭스 헤드는 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1.7~2.0%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올해 중반께 1.7~2.4%로 레인지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Fed의 통화 정책만으로 금리가 치솟지는 않겠지만, 차차 금리 레인지가 확대될 것"이라며 "경기는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데 비해 Fed는 자산 매입으로 너무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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