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1개사 회원사 투표로 선출된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선거 기간 중 가장 강조한 덕목은 소통이다.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를 반영해서인지 짧은 대화 속에서도 상대의 의견을 곧잘 물어오는 어법이 박 회장의 특징이다.

박종수 회장은 "먼저 회원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들으려고 하는데 그게 맞는 순서죠(?)", "공식적인 기자회견은 취임식 이후 바로 하는 게 좋겠죠(?)"라고 말하며 상대에게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한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박종수 회장이 당선될 것이라고 쉽게 예측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선거일이 다가오고 온갖 루머만 난무해 누가 유리하다는 추측성 말들만 오고 갔다.

당선이 쉽지 않았던 만큼 모든 언행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박종수 회장으로서는 이 같은 어법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법을 살펴보면 그 사람의 현재 성향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듯이 상대의 의견을 물어오는 협회장의 모습은 변화의 시작이다.

박 회장은 선거 기간에도 상대적으로 소통에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연임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선거운동이 끝나고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 박종수 후보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노조에서는 이른바 3수라 불리는 사람들을 반대했고 후보자들도 모두 이에 대해 반발이 심한 상황이었다"며 "박종수 후보는 다른 후보와 달리 자신의 잘못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하고 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박종수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노조와 서로 극한의 대립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이 협회장에게 바라는 공통적인 제1의 덕목 역시 소통을 얼마나 잘하느냐이다.

업계와 당국 간 소통을 책임져야 하고 때로는 업계 간 의견을 원활하게 조절해야 하는 만큼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는 일은 어느 책임보다 우선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많은 회원사가 이제는 소통이 잘되는 협회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그만큼 그간 협회와 회원사들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 있다.

박종수 후보가 내건 선거공약 키워드는 신뢰와 소통, 실행이었다. 회원사들과 소통하고 발전을 지원하는 회원사의 서포터가 되고 정책당국에게는 금융분야의 정책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다짐이다.

박종수 당시 후보자는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가 시작되기 전 정견 발표를 통해 "그동안 회원사들이 협회에 대해 제기한 가장 큰 불만은 소통의 부재였다"며 "특히 자산운용사, 선물사, 신탁사들과 외국계 회원사들의 소통에 대한 불만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회원사들과 같이 땀흘리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수 후보만큼 소통을 강조한 이는 없었다. 회장으로 당선된 현재 소통에 대한 회원사들의 기대치도 높을 수 밖에 없다.

박종수 회장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 첫머리에 "약속한 공약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힘줘 말했다.(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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