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희망발행금리 수준을 높였음에도 기관투자자들로부터호응을 못 받고 있다.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된 탓도 있지만, 내림세만 보이던 달러-원이 최근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지난달 28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개별민평보다 15bp 가량 높은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3년과 5년물 모두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30일 실시된 SK건설의 수요예측에서도 1.5년물이 미달 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SK건설은 1.5년의 경우 개별민평보다 최대 23bp나 금리를 더 올려서 수요예측에 나선바 있다. 오는 4일 수요예측에 나서는 롯데건설도 개별민평보다 25bp나 금리 수준을 올리겠다고 사전에 공표했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침체에다 추가 부도설 등 만성 악재가 여전하지만 건설사들 스스로 금리 눈높이를 시장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데도 기관투자자들의 입질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달러-원의 반등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갑자기 사라진 영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한다는 기대가 있으면 채권투자자는 채권을 매수해 '캐피탈 게인'을 얻으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이전에는 채권시장에서 달러-원 하락을 막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거라고 봤는데, 최근은 환율도 오를뿐더러 금리 인하보다는 거래세 등 규제로 환율을 조정할 것이란 인식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GS건설이 수요예측을 했던 지난달 28일은 달러-원 환율이 19원이나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완화시키는 영향을 끼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미달된 GS건설과 SK에너지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달러-원 급등 영향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무색해진 영향이 일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앞으로는 건설사 회사채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애널리스트는 "리테일의 고금리 채권 수요가 회복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난다면 실제 청약에서 입찰규모는 수요예측보다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건설업종 등 업황 악화 업종에 대한 무차별적 기피 현상은 점진적으로 완화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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