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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소년 한스 브링커는 심부름을 다녀오다 바다를 막은 제방의 조그만 틈으로 물이 졸졸 새는 것을 발견하였다. 알다시피 네덜란드는 바다보다 지면이 낮아 여기저기 바다를 둑으로 막아놓고 있었다. 제방이 무너지면 마을이 물바다가 될 처지였다. 브링커는 주먹으로 제방의 구멍을 막고 사람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구멍은 더 커졌고, 급기야 그는 팔뚝으로, 나중에는 어깨까지 집어넣어 구멍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인적도 끊겼다. 심부름 간 아들이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으니 브링커의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동네 사람들에게 연락하여 횃불을 들고 찾으러 나섰다. 한참을 찾아 헤매다 이들은 둑 밑에 실신해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소년은 추운 겨울 온 힘을 다 써서 온몸으로 둑을 막느라 온몸이 얼어붙어 있었던 터. 조그만 구멍 하나가 마을을 온통 물바다로 만들어 버릴 찰나였는데, 이를 소년이 구한 것이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읽었던 이야기다. 그때 내가 얼마나 감동이 되었는지 한스 브링커라는 소년의 이름을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네덜란드를 구한 소년 영웅이라고 하여 네덜란드에는 그의 동상도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실화라고 믿고 있었는데 나중에 미국 동화작가가 지어낸 허구였음을 알고는 얼마나 허탈하였던지!

여하간, 실화이건 허구건 둑이 무너지면 참담한 결과를 낳는 것은 분명하다. 예컨대 둑이 무너져 마을이 싹 쓸려 내려가면, 새롭게 마을을 건설하여야 한다. 둑이 무너진다는 것은 기존의 질서가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전개됨을 의미한다. - 둑 이야기하면서 너무 거창한가?

(달러-원 주간전망)

사실 네덜란드 소년의 둑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달러-원 차트에서 새로운 세상이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환율은 작년 6월29일에 일목균형표 구름을 뚫고 아래로 내려선 이후 내내 하락세만을 이어왔다. 구름을 하향 돌파할 당시의 환율이 1,157원이었음을 고려한다면 달러-원은 반년 만에 100원 이상이나 추락(올해 1월15일의 저점이 1,054원이었다)한 셈이다. 참으로 길고도 오랜 하락세였다.

그런데 하락세만으로 점철될 것만 같던 분위기가 바뀌었다.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면서 조짐이 이상해지더니 환율이 반등하면서 순식간에 1,070원, 1,080원의 저항선을 뚫었고, 급기야 1,090원마저 돌파하고 말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일목균형표 구름마저 상향 돌파하였다는 점이다. 단순무식하게 말하여 구름 아래=하락, 구름 위=상승이라는 공식을 적용한다면 이제 환율은 그간의 지긋지긋한 하락세를 끝내고 바야흐로 상승의 날개를활짝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환율이 후다닥 상승세로 바뀐 것은 물론 아니다. 일목균형표로 말한다면 추세전환의 단계를 그동안 차곡차곡 밟아왔다. 전환선 상승→기준선과 전환선의 호전→후행스팬 상행돌파→구름돌파의 전형적인 단계가 모두 진행되었다. 그러므로 꽤 단단하게 기초를 다졌다. 하루 이틀 사이에 다시 추세가 바뀔 일은 없다. 더구나 구름의 상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낮아지는 바, 환율은 확실히 상승세를 이어가리라 판단된다.

물론 지난주 혹은 그 지난주에 달러-원이 워낙 한꺼번에 큰 폭으로 치솟았기에 약간의 조정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당장 오늘이나 내일 정도까지는 약간의 반락, 조정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설령 1,080원대로 후퇴할지라도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더 구름 아래쪽은 아니다. 햇볕도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그늘에서 하락세를 이어갈 위험은 사라졌다. 그러기에 지금부터는 전략을 바꾸어야 할 사. 1,090원 아래에서 '바이 온 딥스(Buy on Dips)'가 정답이겠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환율이 오르면 주가에는 호재인가 악재인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鈴鼻懸鈴)의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의 분위기, 혹은 추세가 문제이지 재료는 아무 소용없다. 시장이 상승 흐름이라면 환율이 어떻든 온갖 핑계를 대어 사람들은 주가를 끌어올릴 게고, 반대로 시장이 약세 분위기라면 환율과 아무 상관없이 투자자들은 주식을 매도하겠다. 결국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걸 알아보는 것이 차트이고, 기술적분석이다.

그런데 차트로는 지금은 좀 어렵다. 애매하다. 방향을 확정하기 성급하다. 환율이 어느 쪽 편을 들지, 호재일지 악재일지 속단할 수 없다. 지난주에 나는 주가가 구름의 하단마저 무너뜨린다면 상승세는 끝난다고 주장하였는데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단 벌어지지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아슬아슬하게도 구름 하단에서 지지를 받아 반등하는 데 성공하였다. 반등에 성공하였으니 내쳐 이런 분위기는 이번 주에도 지속되리라 예상된다.

캔들차트에서도 저점매수세를 의미하는 아래쪽 긴 수염이 죽죽 달리고 있어 지수가 무참하게 추락하는 꼴은 예상하기 어렵다. 1,940~1,950대에서 막강한 매수세가 버티고 있는지라 코스피지수는 반등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런 반등양상이 내내 이어질지는 미심쩍다. 의견이 유보적인 것은 일목균형표에서 상승추세가 서서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의 경우는 전환선 방향전환, 기준-전환선 크로스, 후행스팬 역전에 이어 구름까지 돌파되었으니 추세가 완벽하게 뒤바뀌었다고 '선언'할 수 있었다. 코스피지수는 후행스팬이 뒤바뀐 것까지는 진행되었으나 아직 구름을 무너뜨리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추세가 전환되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이미 이런 수준까지전개되었는데, 여기서 시장이 추세를 뒤엎고 화려하게 상승세로 복귀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결국 당분간 반등과정을 거친 연후에 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반등이 있을 때마다 포지션을 줄이고 싶다. 2차 1,969, 2차 1,989가 각각 저항선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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