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시장 임계점 돌파.."울고 싶은데 뺨 때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참가자들은 우리 시각으로 지난 주말 미국의 금융시장 지표가 모두 임계점을 넘어선 데 따라 우리나라 채권금리가 추세적인 상승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우리 시각으로 지난 2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 넘게 올라 5년여 만에 14,000선을 뚫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종가 기준으로 2%를 상향 돌파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모두 심리적 지지선이 모두 깨지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살아난 하루였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 같은 미국시장의 움직임이 우리나라 채권금리의 추세적인 상승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채권 연구원은 "그동안 우리나라 금융시장만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에서 '왕따'였는데 이는 원화 강세 때문이었다"며 "글로벌 투자자 처지에서 봤을 때 일본이 제한 없는 양적 완화를 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국가는 한국이고 이에 따라 한국의 글로벌 디커플링에 베팅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환율의 움직임이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글로벌 채권시장에 자금이 빠져나가는 'great rotation'에 우리나라가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우리나라 채권시장에 약세요인이 너무 많아서 이러한 글로벌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도 진단도 제기됐다.

염상훈 SK증권 채권 연구원은 "채권거래세 도입에 2월 기준금리 동결 우려까지 채권시장에 숏재료가 널리 상황이다"며 "위험자산 선호도를 반영한 미국의 경제지표는 우리나라에 금리 상승에 추세를 전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채권시장 전망이 불안정해 울고 싶은데 미국 금융시장 지표가 뺨을 때렸다는 의미다.

그는 다만 "미국 소득세율 인상 등의 영향이 1분기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의 2%는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3년물 금리의 3%와 비슷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국고3년물 금리가 2.8% 중반에서 지지를 받겠지만, 이달 금통위 코멘트에 따라 박스권 상단이 3%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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