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로화 가치가 치솟자 정부, 기업 할 것 없이 볼멘소리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5일 유로화가 비정상적으로 변동하는 것을 막고자 현실적인 중기 환율에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통화 강세를 두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걱정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유권자를 대변해 불안을 표하는 것은 정치인의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큰 반응은 없었다. 시장이 올랑드 발언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으로 볼 때 유로화 강세를 보는 올랑드와 시장의 시각차가 있는 듯하다.

투자자들은 유로화가 정말 강세인지, 현재 환율이 실제로 경제에 해로운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통화 바스켓과 비교했을 때 유로화는 최근 급등했음에도 2008년 고점 대비 12%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급격한 환율 변동이 경제와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려면 2~3개 분기 혹은 그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환율보다는 거시적 경제 전망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유럽연합(EU) 내 기업 실적 증가치 가운데 환율의 덕을 본 것은 6%에 지나지 않는다고 추정했다. 반면 실적의 75%는 세계적인 업황 주기와 일반적 신용 여건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형 기업들은 이미 환헤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도 적게 받는다. 이 은행의 존 빌튼 전략가는 유로화가 1.45달러를 웃돌더라도 유로존의 경제 모멘텀이 유효해 유럽증시에 대한 낙관론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유로화에 대한 걱정을 표한다면 시장은 완전히 다르게 반응할 것이다. 7일에 열리는 ECB 정책회의 뒤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외환시장의 불안을 언급하겠으나 현재 환율 수준에 불만을 나타내진 않을 것으로 본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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