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굵직한 재료가 없고 최근에 나타난 강세 이후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커져 소폭 내렸다.

미 국채 가격은 중국과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한산한 거래 속에 보합세를 보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을 둘러싼 정치적 불안이 이번 주에도 금융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20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엔화 강세에 대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유로화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높아지지 않았다는 독일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유로화는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는 주요 7개국(G7) 회원국 관계자를 인용, 세계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7개 회원국 중 5개국 재무장관들이 환율 문제와 관련한 공동성명 제정을 논의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한산한 거래 속에 최근 크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이 커져 소폭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1.73포인트(0.16%) 하락한 13,971.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대비 0.92포인트(0.06%) 떨어진 1,517.01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7포인트(0.06%) 낮아진 3,192.00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휴장한데다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이 발표되지 않아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

S&P지수가 주간 단위로 6주 연속 오르고 나스닥지수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냄에 따라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다우지수가 14,000선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나타내지 못함에 따라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한 바닥 다지기 장세를 보인 것인지 조정을 예고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또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주가가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다음날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주목했다.

지난 주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회사주식의 절반 가까운 42%의 주식 320만주를 앞으로 1년 동안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구글의 주가는 3%가량 하락했다.

애플은 스마트폰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손목시계형 기기를 시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함에 따라 1%가량 상승했다.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는 미즈호증권이 주가 전망치를 23달러에서 25달러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0.52% 올랐다. 업체는 13일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나이키는 JP모건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주가 목표치를 50달러에서 64달러로 올림에 따라 1% 넘게 상승했다.

유럽증시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릴 유로그룹(유로존재무장관회의체) 회의를 앞두고 하락했다. 유로그룹은 그리스와 키프로스 문제, 은행 직접 자본확충, 경쟁적 통화절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가 없어 한산한 거래 속에 보합세를 나타냈다.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춘제(설) 등으로 휴장했고 일본 역시 건국기념일로 휴장한 것 역시 국채가격 움직임을 제한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전장과 거의 같은 연 1.964%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지난 주말과 거의 같은 3.167%를 보였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과 거의 같은 0.266%를 나타냈다.

이날도 국채시장은 지난 1월 말부터 이어진 좁은 폭의 레인지 장세를 지속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11영업일 연속 5bp 이내에서 등락했다.

RBS증권의 금리전략가들은 국채수익률 등락폭이 극도로 제한된 것은 투자자들이 현재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금융시장에는 국채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대회전(grand rotation) 우려가 점증한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정과 미국의 예산 문제 등이 투자자들을 국채시장에 머물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를 웃돌 경우 저가성 국채 매입세가 유입되는 반면 1.90% 근처로 하락하면 이익 실현 매도세가 출현한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매월 850억달러 어치의 자산을 사들이고 있는 것도 국채수익률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이번 주 미 재무부는 72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발행한다.

재무부는 12일(화)에는 32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를 입찰한다. 13일과 14일에는 24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와 16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가 각각 발행된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독일 중앙은행 총재의 유로화 강세 선호 발언으로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엔화에는 일본은행(BOJ)의 새 총재가 비둘기파적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져 유로화와 달러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400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366달러보다 0.0034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5.83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4.00엔보다 1.83엔이나 높아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3.89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92.75엔보다 1.14엔이나 상승했다.

오는 14~15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일본이 사실상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었지만,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가지는 의미를 고려하면 엔화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상은 지난 9일(한국시간) 요코하마시 강연에서 "분기 말(3월 말)까지는 닛케이 225 주가지수를 13,000대에 올리도록 힘을 내겠다"고 밝혀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다우존스는 주요 7개국(G7) 회원국 관계자를 인용, 세계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7개 회원국 중 5개국 재무장관들이 환율 문제와 관련한 공동성명 제정을 논의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독일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유로화가 달러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날도 이탈리아 총선에 대한 불안심리가 유로화의 대 달러화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이날 유로화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높아지지 않았다면서 유럽의 정치인들이 환율정책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총선은 오는 24-25일로 예정돼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 위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자유국민당)의 지지율은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민주당) 당수에 5-7%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집권하면 지난해 소득세를 환급하는 한편 세금 회피를 조장한다고 비난받는 '세금 사면'을 단행하겠다고 누차 공언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시장은 현재 중도좌파인 베르사니의 민주당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기존의 긴축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크인베스트먼트의 액셀 머크 수석 투자부문 임원은 "최근 엔화 강세는 에너지수입 증가와 인구 고령화, 대 중국 긴장 고조 등이 일본을 무역적자국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0%를 넘어선 일본이 갑작스럽게 일본의 제품과 자산을 매입할 해외 투자자와 소비자들을 필요로 하게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설정을 강조한 아베 정권이 집권한 이후 엔 약세가 본격화됐다"면서 "아베 정권이 이어지는 한 엔화에 대한 안전통화 선호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내 97달러 선 위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31달러(1.4%) 오른 97.03달러에 마쳤다.

이날 유가는 개장 초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의 발언으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낙폭을 확대해 반등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이날 유로화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높아지지 않았다면서 유럽의 정치인들이 환율정책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일본과 미국이 실질적으로 자국통화 평가 절하를 견인하는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유로존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유로화 랠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은 유로화 랠리가 유로존의 신뢰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유로화가 단기 조정을 받더라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그러나 오는 24-25일의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이탈리아의 자금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달러화의 대 유로화 낙폭이 제한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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