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GS그룹의 지주사인 ㈜GS[078930]는 지난해 6천8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대비 26.6% 감소라는 실적 부진을 겪었다. 다른 연결 자회사의 실적은 비교적 양호했으나 GS칼텍스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IB와 크레디트 업계는 12일 GS그룹이 실적 변동성 축소는 물론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다른 계열사를 통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연결자회사가 GS 전체의 95%를 차지하고, 연결자회사 중에 GS칼텍스의 매출액이 절반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2011년 1조9천490억원에서 5천109억원으로 급감했다. 석유화학과 윤활유, 기타 사업 부문의 수익은 나쁘지 않았으나 정유사업이 5천억원의 영업적자를 입은 탓이다.

반면, GS글로벌과 GS EPS, GS홈쇼핑, GS리테일 등 주요 자회사는 모두 양호한 영업이익 증가세를 시현했다. 에너지 지주사로 지난해 초 신설된 GS에너지는 연결기준 약 2천8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GS칼텍스의 비중이 과거보다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이는 다른 자회사의 성장보다는 상대적으로 GS칼텍스의 부진 영향이 컸다.

일부 사업에서는 위기감도 있다.

GS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양호한 실적 증가세를 보였으나 1998년 이후 14년 만에 CJ오쇼핑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역전당하기도 했다.

결국, GS그룹 입장에서는 GS칼텍스에 버금가는 캐시카우(cash cow)가 필요한 셈이다. 투자를 통해 자체 사업을 키울 수는 있으나 단기간 효과를 거두려면 역시 M&A가 지름길이다.

GS글로벌이 가장 좋은 예이다. 2009년 7월에 GS그룹에 편입된 ㈜쌍용에서 사명이 바뀐 GS글로벌은 지난해 3조3천995억원의 매출액에 3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7.3%, 영업이익은 191.5% 급증했다. 아직 그룹에서 이익 기여도가 작지만, 매출액은 GS홈쇼핑과 GS EPS, GS에너지보다 많다.

GS그룹의 수뇌부도 M&A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2010년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한 GS리테일은 지난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뻔하기도 했다. 내부 사업개발팀은 자체적으로, 또는 IB의 도움을 받아 계속 유통 매물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그룹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38세에 불과한 김기환 상무(사업지원팀장)가 신규 선임된 것.

김 상무는 컨설팅 회사인 모니터그룹에서 8년간 근무하다가 2009년 ㈜GS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M&A 전문가인 그는 ㈜쌍용과 DKT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룹 측은 당시 인사 배경으로 "M&A 등 신사업 분야에서 그룹의 지속적인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이번 인사에서 전격 발탁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IB 업계 관계자들은 GS그룹의 지나친 신중함을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하이마트 매각 딜에서 소극적이었던 GS그룹의 태도는 여전하다"며 "GS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시현하면서 그다지 서두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의 자금력을 고려하면 중소형 딜은 몇 년간 쉬지 않고 진행해도 될 정도인데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GS칼텍스와 GS홈쇼핑 등이 국내외 딜을 성사시켰지만, 그룹 재무와 자금력에 비하면 아쉬운 실적"이라며 "GS건설의 스페인 수처리업체 이니마 인수와 같은 더 과감한 M&A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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