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브라질부터 프랑스까지 거의 모든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강세를 걱정하며 환율전쟁이라는 이전투구의 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14일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이 내놓은 크로나화에 대한 진단은 사뭇 놀랍다.

스테판 잉브스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크로나화 강세를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환율이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크로나화 강세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 경제 성장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에 크로나화는 미 달러화 대비 2011년 여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영국, 캐나다 등이 너나 할 것 없이 통화 강세를 걱정하는 것과 달리 스웨덴이 관망하는 자세를 보여 크로나화 상승 속도가 당분간 줄지 않을 것으로 봤다.

스웨덴 경제가 회복하면서 크로나화는 올해 외환시장에서 인기 좋은 투자수단이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자국 경제가 유로존의 둔화에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가계와 기업의 투자심리가 개선됐음을 숨기지 않았고 올해 경제 성장이 서서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 부채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 스웨덴은 중앙은행의 매파적인 자세로 '핫(hot)'한 투자처가 됐다. 이후 영국, 스위스, 호주 등이 금리 인하로 투자 매력을 잃어갔음에도 스웨덴은 계속해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다만 스웨덴이 얼마나 오래 환율전쟁에서 발을 빼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율전쟁의 성격이 제로섬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른 국가가 경쟁적 통화 약세로 이득을 볼 때 스웨덴은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스웨덴 기업 경영진들은 지금까지는 크로나화 환율에 대해 느긋한 마음이지만 크로나화 강세로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기업인은 "경제가 나빠질 때마다 바람이 불어줘서 배(경제)가 움직였는데 지금은 바람이 전혀 불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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