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국내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할 때 수출의 기여도가 크다는 인식은 과대평가됐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의 정영택 부장과 강창구 과장, 이다연 조사역 등은 19일 'BOK 이슈노트- 새로운 성장기여도 추정 및 우리 경제의 성장 동인 재평가'란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성장기여도 추정 방식을 추산한 결과 경제위기 기간 중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축소됐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장 등이 새로운 성장기여도 계산 방식인 수입조정법(IAM, Import Adjusted Method)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등의 시기에 현행 방식에 의한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각각 11.2%포인트와 3.7%포인트의 큰 폭 플러스를 나타났지만, 새 방식의 경우에는 각각 4.1%포인트와 0.8%포인트로 크게 하향 수정됐다.







정 부장은 기자 설명회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출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실제 경제 성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것은 내수 부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새롭게 계산한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현행 방식의 순수출 성장기여도와는 달리 수출증가율과 상관계수가 0.90으로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의 수출과 경제성장과의 관계를 더 적절히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부장 등은 "지난 2005년 이후 IAM 방식에 의한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현행보다 크게 높아져 수출 주도 성장이 강화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은 최근 내수 활력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정 부장 등은 "2011년 새 방식의 내수 성장기여도가 1.1%포인트로 순수출 성장기여도 2.6%포인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작년에는 이보다 더 낮아진 0.8%포인트에 머무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현행 방식의 성장기여도로 보면 우리 경제가 내수 주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새 방식에 의한 성장기여도는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내수 성장기여율을 상회해 수출 주도로 성장했다고 이들은 평가했다.

한편, IAM 방식은 소비와 투자에 포함되어 있는 수입품을 제거한 국산품을 내수로, 수출액에서 수출용중간재 수입액만을 차감한 국산품수출에 대한 것을 순수출로 간주한 시산 방법이다.

IAM 방식은 현행 방식에서 분류해내지 못하고 있는 국산품과 수입품을 구분함으로써 순수출과 내수의 경제 활력 정도를 적절히 보여주는 반면, 기초 자료인 산업연관표를 적시에 활용할 수 없어 사후적으로 수정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정 부장 등은 "IAM 방식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수출입 비중이 높은 나라의 경우 이 방식이 현행 방식보다 국내 경제 현실을 더 적절히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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