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완화를 계속하겠다고 시사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미 국채가격은 이탈리아 정치권의 불확실성에도 버냉키 발언을 재료 삼아 하락했다.

엔화는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매수가 둔화하면서 하락했고 유가는 이란과 서방의 핵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약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매입한 국채를 대규모로 팔 계획은 없으며 그럴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는 모두 양호하게 나왔다.

지난해 12월 20대 대도시와 10대 대도시 주택가격이 모두 전월대비 0.2% 상승했다고 S&P/케이스-실러가 말했다. 12월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6.8% 상승해 2006년 7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1월 신규 주택판매는 급등세를 나타내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상무부는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대비 15.6%나 늘어난 연율 43만7천채(계절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8만채를 예상했다.

2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수정치인 58.4보다 상승한 69.6을 나타냈다고 민간 조사그룹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이는 2012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예상치 62.0을 웃도는 것이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라고 시사함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5.96포인트(0.84%) 상승한 13,900.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9.09포인트(0.61%) 오른 1,496.94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40포인트(0.43%) 높아진 3,129.6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주택지표가 호조를 나타내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후 주가는 버냉키 의장이 상원에 출석해 Fed의 완화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에 힘입어 상승세를 굳혔다.

버냉키 의장은 Fed의 저금리 정책이 주택시장 회복에 도움을 줬으며 소비지출을 촉진시켰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보이거나 이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버냉키 의장은 의회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동 예산 감축장치인 시퀘스터를 점진적인 예산 긴축 조치로 대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존의 세금 인상분과 함께 시퀘스터까지 발동되면 경기 회복세에 심각한 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증시는 이탈리아 총선 결과 상원에서 어떤 정당도 다수의석을 차지하지 못할것으로 보임에 따라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교착 상태로 구조 및 재정 개혁에 필요한 입법이 통과되기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JP모건이 올해 10억달러 비용 절감에 나설 예정이며 4천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소폭 하락했다.

소비자가전업체 베스트바이는 본사에서 4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해 3% 넘게 하락했다. 업체는 오는 28일 분기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UBS는 베스트바이 목표주가를 12.50달러에서 1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애플은 다음날로 예정된 주주회의에서 주주 가치를 높일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 1% 넘게 상승했다.

건축자재 판매업체인 홈디포는 분기 순익이 32% 올랐다고 밝혔으며 배당금을 34% 올린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여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7/32포인트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상승한 연 1.890%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2/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2bp 높아진 3.082%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약간 오른 0.764%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유럽증시가 떨어져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됨에 따라 개장 초 국채가격이 올랐다.

범유럽 유럽 스톡스 600 지수는 전날보다 1.3% 하락했고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는 4.9% 폭락한 15,552.20에 장을 마쳤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지속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5%를 넘어서지 않음에 따라 국채가격 상승폭이 제한된 뒤 뉴욕증시 강세로 국채가격이 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면서 그러나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중요한 레벨인 5%를 넘어서지 않은데 따른 안도감이 확산돼 국채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또 오는 3월1일로 지출이 자동 삭감되는 시퀘스터 발동을 앞두고 있는 것도 국채 매입세를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뉴욕증시가 기업들의 긍정적 실적과 버냉키의 양적완화 고수 발언으로 상승폭을 확대함에 따라 국채가격이 반락했다고 이들은 말했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상원 의원들은 자동 예산 감축장치인 시퀘스터(sequester)가 예정대로 발동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켓워치가 이날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평범한 수준의 입찰이었다.

낙찰금리는 연 0.777%였다. 응찰률은 2.85배를 보여 지난 6차례 평균인 2.87배를 소폭 하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1.7%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40.3%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4.3%를 나타내 지난 평균인 16.7%를 하회했다.

◆외환시장= 엔화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정에도 뉴욕증시 강세와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안정 등으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약화돼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0.1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22엔보다 0.94엔이나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1.98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1.34엔보다 0.64엔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63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59달러보다 0.0004달러 높아졌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연 5%를 넘어서지 않는 등 안정세를 나타내 엔화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비둘기파' 색채가 강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로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엔 약세 재료였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매입한 국채를 대규모로 팔 계획은 없으며 그럴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증언 뒤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자신은) 디플레이션을 끝내려는 일본의 시도를 지지한다"고 밝혀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탈리아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버냉키의 이 같은 발언과 뉴욕증시 상승으로 엔화가 유로화와 달러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가 이질적 집단끼리 어렵게 연정을 구성해도 경제 개혁을 밀고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는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급등한다해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새로운 국채매입 프로그램인 OMT(Outright MonetaryTransactions)가 가동되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혹독한 재정 목표 등 엄격한 조건이 선행된 이후에나 OMT 이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이탈리아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이들은 유로화가 1.3140달러를 돌파하지 못한다면 1.2998달러 하락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5%를 넘어선다면 유로화는 1.27달러 아래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유로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정이 부각돼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경우 ECB가 유로존으로의 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OMT 이용조건을 완화해서라도 이탈리아 금리 상승을 제한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경제지표 호조와 뉴욕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이란 핵 문제 협상 시작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48센트(0.5%) 낮아진 92.63달러에 끝났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유로존 위험이 재부각됨에 따라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소위 'P5+1'(서방)과 이란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핵개발을 둘러싼 의혹 해소를 위해 이날부터 2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승리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보폭이 넓어진 뒤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모종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서방은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이란에 금 거래 제한을 비롯한 일부 제재 완화를 담은 중대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증시 강세와 미국 경제지표는 호조를 나타내 유가 하락을 제한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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