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회사채와 만기 1년 이상인 장기 기업어음(CP) 등을 동원해 전방위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시공능력 13위인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의 위기가 확산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연합인포맥스 CP발행정보(4347 화면)에 따르면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등 시공능력 10위 안의 대형사가 올해 발행한 장기 CP 규모가 1조5천9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들어 발행된 장기 CP 전체 규모 12조원의 13%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형사들은 회사채를 통해서도 올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이 올해 3천800억원, 롯데건설과 SK건설이 각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3천억원과 2천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대형사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는 데다 실적이 저하되면서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이 내부 자금 소요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형사의 회사채 발행 목적은 차환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운영자금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또 대형사들의 골칫거리인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집중된 지역이 경기도 2기 신도시(파주,김포,검단,양주,광교,동탄1,2,평택) 중심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사들이 보유한 미착공PF 지역들은 신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온풍이 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LIG증권에 따르면 대우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등 6개 건설사의 미착공PF 보증규모가 총 6조원에 달한다.

증권사의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은 결국 내부 자금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두산건설에 2년마다 1조원씩 현금이 투입되고 있는데 앞으로 완전히 부실을 털어낼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형사들은 이자만 무는 미착공PF도 상당하기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부실을 정리하는데 현금이 계속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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