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우량' 저축은행들에도 숙제가 생겼다.

건전성이 떨어지는 저축은행이 업계에서 퇴출당하고 업계 전반에 불신이 만연하자 이들 우량 저축은행들에 고객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사태로 고객 자금 일부는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업권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의 고객 돈은 저축은행업권에 아직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이 동부저축은행이다.

동부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012년 9월 말 현재 12.72%로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건전성이 양호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가 "동부저축은행은 리스크관리를 참 잘하더라"며 "몇 안 되는 우량 저축은행"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우량 저축은행의 고민이 깊어진 것은 여기서부터다.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비리와 부정이 난무한 저축은행에 불안을 느낀 고객들의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저축은행 업계 전체 수신 규모는 2010년 6월 76조원에서 2년 만에 44조원으로 급감했지만 동부저축은행 수신고는 같은 기간 1조4천560억원에서 1조6천281억원으로 늘었다.

중간 중간 저축은행 퇴출 이슈가 나온 시점에 수신 규모 등락이 소폭 있었지만 전체적인 상승세는 유지됐다. 수신 규모가 늘자 고민도 커졌다.

경기 불황 탓에 우량한 대출도 예전만 못하고 그나마 채권과 주식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자금도 수익률이 마땅치 않아서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확 늘릴 수도 없는 처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운용을 맡기기도 하지만 중앙회 역시 대외 변수 악화에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고객 돈을 받았지만 대외 환경 탓에 일정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동부저축은행은 급기야 1년 만기 예금금리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려 가파르게 들어오는 고객 자금 유입 속도 조절에 나섰다. 2011년 초에 5%에 달하던 예금 금리를 단계적으로 낮춰 지난달에는 3.2%로 끌어내렸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수신 자금이 몰리면서 운용이 마땅치 않아 예금 금리를 내린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산업증권부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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