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경제지표가 혼조를 보인 데다 미국 정부의 자동예산삭감 장치인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 발동을 하루 앞둔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한때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수를 떠받칠 재료가 부족해 약보합세로 내려앉았다. 이날 약세에도 지수들은 2월 한달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 국채가격은 역시 시퀘스터를 앞둔 불안 속에 강세를 보였다.

시퀘스터 발동을 하루 앞두고 공화당은 이를 대체할 법안을 내놨으나 상원 예비 투표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표결에 부치지 못했다.

공화당 법안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부분의 예산을 삭감할지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세금 인상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은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퀘스터가 발동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대타협'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날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 회동에 쏠렸다.

의회에서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9월 말까지 850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0.1%를 나타냈다. 이는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둔화한 것으로 월가의 전망치 0.5% 성장을 하회하는 것이다. 당초 속보치는 마이너스(-) 0.1%였다.

주간실업보험청구자수와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왔다.

지난 2월23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만2천명 줄어든 34만4천명(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6만5천명을 예상했다.

2월 시카고 PMI는 전월의 55.6에서 56.8로 상승했다고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가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 54.0을 웃도는 것이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주요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임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0.88포인트(0.15%) 하락한 14,054.4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31포인트(0.09%) 떨어진 1,514.68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7포인트(0.07%) 낮아진 3,160.19에 장을 마감했다.

S&P지수는 2월 한 달 동안 1.1% 상승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 정부의 자동예산삭감 장치인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 발동을 하루 앞둔 우려로 혼조세로 출발했다.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지표 등 주요 지표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주가는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며 소폭 올랐으나 장 막판 주가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소셜 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이 분기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함에 따라 24% 넘게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순익을 예상했다. 그루폰의 1분기 실적 전망치도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다.

소매업체 JC페니는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규모의 분기 손실을 발표하고 매출도 예상을 밑돌아 17% 떨어졌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시퀘스터` 발동을 앞둔데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6/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낮아진 연 1.883%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9/32포인트 상승했고, 수익률은 1bp 하락한 3.089%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떨어진 0.766%를 나타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26일 1.84%까지 하락해 지난 1월24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13일에는 2.06%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시퀘스터 발동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안전자산 매입세가 일어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핫이슈는 시퀘스터였다면서 여기에 지난해 4.4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지속을 정당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Fed가 경기 부양을 위해 상당기간 자산 매입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라면서 이는 수익률 상승 위험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연정 구성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4.70% 초반대로 하락하는 안정세를 보였다면서 이는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을 약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새로운 촉매제가 나오지 않는 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6개월 동안 1.70-2.10%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내 국채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와 일본의 엔저 정책 가속화 전망,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2.71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2.19엔보다 0.52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5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39달러보다 0.0083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1.02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1.14엔보다 0.12엔 떨어졌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로 지명된 데다 미국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달러화가 엔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전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뮌헨의 한 행사에서 ECB는 당분간 통화 긴축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된 것도 유로존 경기부양을 위한 ECB의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1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 2.2%에서 소폭 내린 것으로 전문가 전망치이자 잠정치인 2.0%와 같은 수준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유로존 경기 침체 등이 ECB의 공격적 통화완화정책을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드라기 ECB 총재가 전날 유로화 방어를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은 것도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한편, ECB는 다음 주에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가 이전보다 더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며 이는 올 하반기 ECB의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도 미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강세를 보여 내렸다.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1센트(0.8%) 낮은 92.05달러에 끝났다.

2월 들어 유가는 5.6% 떨어졌다.

이날 달러화는 BOJ의 차기 총리로 비둘기파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ADB 총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엔화에 상승했다.

구로다 총재는 ADB 총재 시절 쌓은 다양한 해외 인맥과 재무성 관료로 재직하던 2000년대 초반 외환시장 개입을 했던 경험을 이용해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해외의 비판에 맞설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화는 ECB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유로존 경기 침체 등을 방어하기 위해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달러화에 하락했다.

반면 미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에너지 수요 증가 기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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