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펀드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결산 시즌을 앞두고 자산운용사의 사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아직 임기가 남은 사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한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주사 계열의 자산운용사 인사 이동도 앞두고 있어 자산운용업계 수장들의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모자산운용은 설한 대표이사에서 브라이언 모리쿠니로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설 전 대표는 오는 6월까지 임기가 3개월 가량 남아있었지만 실적 부진을 이유로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모자산운용은 자문업계 선두에서 1년여 전 운용사로 전환했지만 설정액이 정체됐다.

코스모자산운용은 지난달 25일 임시주총을 열어 신임 대표로 브라이언 모리쿠니를 선임했다.

2005년부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을 이끈 이원일 대표이사도 지난달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회사측은 "이 대표가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을 했다"며 "안타깝지만 지난 13년간 회사를 잘 이끌어온 이 대표를 생각해 그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경광현 COO(전무) 대표이사 대행 체제로 들어갔다.

1985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CLSA증권 리서치 헤드,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거친 뒤 2005년부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자산운용 대표에 올라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끈 이 대표는 6월10일까지 임기가 남아있었다.

NH-CA 자산운용도 신임 대표에 이태재 전 농협 자금, 투자운용 담당 부행장을 내정했다.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해 이 전 부행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할 계획이다.

농협금융 출범과 함께 작년 2월 말 대표에 오른 이종환 전 대표는 농협 조직 개편으로 1년 간의 짧은 대표이사 생활을 마쳤다.

올해 1월에는 삼성그룹 인사로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윤용암 대표(임기 2016년 1월27일)로 바뀌었다. 작년 말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최방길 사장이 임기를 마치고 조용병 신한은행 부행장이 새 대표에 올랐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 가운데 박래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의 연임이 결정된 가운데,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곽태선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정상기 대표가 3월에, 우리자산운용 차문현 대표는 5월에, 한국투신운용 정찬형 사장은 6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5곳 중 2곳이 적자일 정도로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1∼3분기(4∼12월) 자산운용사 84곳 가운데 39.3%인 33곳이 적자를 보였다. 2010년 30곳, 2011년 26곳에서 적자 회사가 더 늘었다.

상위 10곳의 순이익이 전체의 83.2%를 차지하는 독과점이 계속된 가운데 81억원으로 가장 많은 적자를 낸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작년 11월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펀드 환매가 쏟아져나오는 악순환이 3년째 계속되면서 후발 자산운용사와 상품 구조가 다양하지 못한 외국계 운용사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증권업계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구조조정, 분위기 쇄신 차원의 대표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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