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를 이끌 핵심 조직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당초 금융위원장과 함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2일 정부 주요인사 인선에서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이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것과 달리 공정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새 정부의 주요과제가 경제민주화지만, 창조경제를 통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함께 내세운 만큼 대기업에 대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하느라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정부 사례에서 보면 공정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닌 국무위원 배석위원이기 때문에 인선이 늦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정부 출범 12일 만에 강철규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에서도 출범 8일 만에 백용호 교수가 초대 공정위원장에 내정됐다.

새 정부에서는 공정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해 과거 정부보다 실제 업무를 볼 수 있는 시점은 더 늦어졌다.

특히 올해 공정위는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제재 근거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23조를 개정해야 한다. 신규 상호출자 금지와 금융 계열사의 의결권 제한, 집단소송제 확대 등의 경제민주화 관련정책도 법 개정이 우선 이뤄져야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늦어도 3월 중순에는 공정위원장 인선이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공정위 내외부에서는 자천타천으로 친박계 정치인들과 학계출신, 공정위 전·현직 인사들의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 대통령의 측근 정치인 중에서는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방향과 기조를 잘 읽는 인사로 알려졌다. 그는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활동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설파해왔다.

이와 함께 인수위 출신이 수장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위 경제1, 2분과를 맡았던 류성걸 의원과 이현재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특히 이현재 의원은 새누리당 경제민주화모임에 참여하는 등 중소기업 정책에 관심이 많다. 인수위에서 고용복지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던 안종범 의원도 이름이 나오고 있다.

학자 출신 중에서는 이혜훈 최고위원의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이다.

박 대통령의 경제브레인으로 인수위 구성 시 참여 가능성이 언급됐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와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도와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든 신광식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정재찬 현 부위원장과 대선 캠프에서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에 참여했던 서동원 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공정위원장 인선 때마다 후보군에 올랐던 법무법인 세종의 임영철 변호사도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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