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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을 앞두고 있을 때이다. 같은 직장에 다니던 학교 선배와 저녁을 같이하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그가 먼저 결혼한 경험자로서 나에게 아주 중요한 조언을 하나 해주겠다고 하였다. 신혼 초기에 무슨 트집이건 잡아서 아내를 한번 울리라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신혼초기 ‘기 싸움’에서 이겨야 앞날이 편안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대로 했냐고? 물론이다. ‘결혼생활 선배’의 조언에 귀가 솔깃해진 나는 시키는 대로 어느 날 저녁밥을 먹다 말고 반찬이 짜네, 맛이 없네, 밥이 덜 익었네 운운하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는데. 급기야 아내는 (작전대로)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너무 섧게 우는지라 양심이 찔렸던 나는 그만 전말을 고백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울지 마라. 미안하다. 사실은 이러저러하여 선배가 신혼 초에 아내 기를 잡아야 한다고 하기에일부러 그랬던 거다.”

사태는 더 악화하였다. 나의 고백에 울음을 그치기는커녕 서럽고 분한 마음에 아내는 더 심하게 울었으니…. 나는 어찌할 바 몰라 엄청 당황하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선배를 원망하였었다. 하지만, 나중에 지나고 보니 그거 전혀 소용없는 짓이었다. 나는 신혼 초 아내의 기를 잡지 못하였으나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이날까지 편하게 잘살고 있다. 흐흐.

여기서 정치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정치가 주식이나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바(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효력은 단기적이고 크지도 않기 때문이다. 혹은 비단 그 이유가 아니라도 내가 정치는 잘 모르며, 별로 관여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정치권에서 정부 조직법을 놓고 줄다리기하는 사태는 정말 보기 딱하다.

당사자들이야 아니라고 펄쩍 뛰겠지만, 나에게는 그게 마치 내가 신혼 시절에 겪었던 ‘기싸움’같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이쯤에서 그만하시라고 정말 말씀드리고 싶다. 누가 누구의 기를 잡는다는 것이 그리 중요한가? 답답하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북한’때문일까? 코스피지수의 차트가 이상해져 버렸다. 전반적인 추세가 상승세라는 견해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 지수는 틀림없이 일목균형표 구름 상단을 넘어선 곳에 있으며, 기준선과 전환선은 여전히 호전된 상태이고,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을 웃돌고 있다. 모든 면에서 상승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최근의 코스피지수가 주춤거리면서 단기적이나마 일부 지표들이 “딴소리”를 하고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스토캐스틱부터 본다. 2월28일에 바닥에서 매수신호를 발생하며 상승하던 지표가 지난주 3월7일에 재차 매도신호로 뒤바뀌고 말았다. 매수신호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금세 매도로 바뀌는 것을 ‘실패(failure)’로 규정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실패가 나타나면 하락(매도신호가 나타났으므로) 추세가 더욱 강력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스토캐스틱은 단기지표이므로 전체적인 장기추세를 근원적으로 뒤흔들지는 않을 터. 그러나 하다못해 짧은 기간동안이라도 시장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에는 포스 인덱스(Force Index)이다. 이름 그대로 시장의 힘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지표도 조금 상승하려다 말고 하락세로만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다우지수 등이 연일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영 신통치 못한 모습을 드러내었고, 거래량도 미진하였다. 시장의 힘(force)이 강력할 리 만무하다. 그리고 시장의 힘이 세지 않는데 주가의 상승세가 강력해질 수는 없는 법이다.

다음으로 아룬 오실레이터(Aroon Oscillator). 매수세와 매도세의 균형을 단순하게 보여주는 지표이다.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2,030 언저리에서 더 오르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사이에 매도신호로 바뀌고 말았다. 이것 역시 단기지표이라서 약간은 안심. 하지만, 기술적지표들이 죄다 ‘매도’를 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 니다. 당연하다!

앞서 언급하였듯 큰 흐름, 전반적인 추세는 아직 상승세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좀 흔들릴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래 보았자 아직 여유는 있다. 기준선은 1,981선이고, 구름 상단은 1,977. 그리고 26일전의 캔들과 후행스팬을 비교하면 지수가 1,973 이하로 밀려야 비로소 역전이다. 따라서 설령 현 수준에서 지수가 더 밀리더라도 추세가 붕괴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아직은 저점매수가 유효하다. 1,970~1,980이역시 중요한 지지 포인트가 되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시장에서 달러-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제일 먼저 뉴욕의 NDF 마감가부터 확인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걸 알면 서울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 쉽기 때문이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에서 달러-원 NDF는 5원 이상 올랐다.

오늘의 달러-원 환율도 의당 상승세로 출발하리라 예상된다. 하지만, 비단 NDF뿐만이 아니더라도 차트는 달러-원의 상승추세를 말하고 있다. 나 역시 조심스럽지만 달러-원의 기나긴 하락세는 이제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목균형표를 보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달러-원은 구름을 상향 돌파하여 당당히 움직이고 있는데, 누가 이것을 가리켜 ‘하락추세’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달러-원의 방향과 주식시장의 방향은 서로 반대쪽이었던 것이 이제까지의 현실이었다. 그러기에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상승세로 본다면, 달러-원은 하락세로 보아야 옳다. 그럼에도, 차트에서는 달러-원이 또렷하게 상승하고 있으니 더 우길 수가 없다.

앞서 코스피지수를 점검할 때 보았던 단기 기술적지표를 들먹여도 마찬가지이다. 달러-원의 경우 스토캐스틱은 지난주 후반부터 슬슬 회복되어 이제 40 언저리 바닥에서 다시 매수신호를 나타내기 직전이고, 포스 인덱스는 아예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아룬 오실레이터 역시 ‘매수’를 말한다. 기술적 지표로도, 단기적으로 상승세일 수밖에 없다.

지난주에 나는 이 자리에서 달러-원이 1,080~1,090원의 박스권을 맴도는 와중에 조금씩 오를 것이라 예상하였다. 이번 주에 만일 1,090원의 박스권 상단 저항선이 뚫린다면 어떨까? 단연 상승폭은 확대될 것이다. 의견을 말하라면 나는 훨씬 더 위쪽으로 보인다. 여전히 ‘롱’ 포지션에 걸고 싶다. 달러-원이 1,100원선을 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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