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산업은행이 개인금융 업무 확대를 위해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았던 다이렉트 예금 등 고금리 수신 상품에서 올해 1천400억원대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산은 등 4개 공기업의 경영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산은이 다이렉트 예금에서 244억원의 손실을 봤고, 손실 절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올해 말까지 1천94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다이렉트 예금을 포함한 고금리 예금 상품의 올해 전체 총 손실 규모를 1천440억원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고금리 예금 상품은 산은의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손익을 면밀히 검토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산은은 예금자보험료와 지급준비금 등 필수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채 개인고객들에게 고금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무점포 운영으로 절감된 비용을 고객에게 고금리로 돌려주겠다는 개념으로 다이렉트 예금을 출시했다던 산은의 주장을 일축했다.

실제 영업점을 통한 실명 확인 비율을 점검한 결과, 작년 9월말 현재 70.7%에 달했고 작년에만 비용이 47억원에 이르렀다.

감사원은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에게 개인 예금 상품을 출시할 때 손익 검토를 철저히 하도록 하고 다이렉트 상품 등 고금리 예금 상품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적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산은이 개인금융부문 확대를 위해 영업점을 늘리는 전략이 부적정했다면서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감사원이 산은의 78개 영업점 중 67개 개인금융부문의 손익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5개 영업점에서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59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한편, 감사원은 산은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매각하면서 적정 가격을 파악하지 못해 최소 54억원, 최대 116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면서 매각 담당자의 문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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