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키프로스를 둘러싼 불안감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가격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며 상승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지난 주말 키프로스에 구제금융을 하는 조건으로 키프로스 내 모든 예금에 과세하기로 했다. 키프로스 의회가 아직 이 안을 처리하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과세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 구제금융으로 일반 예금자가 직격탄을 맞게 되면 뱅크런이 발생할 것이며 키프로스를 넘어 다른 금융권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졌다.

구제금융안은 키프로스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의회 표결은 더 많은 논의를 위해 19일(화)로 하루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증시 마감 뒤 다우존스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0만유로 미만의 예금자들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으나 키프로스가 예금 과세를 통해 58억유로를 조달해야 한다는 당초 계획은 수정하지 않았다.

위험 거래가 줄어들면서 유로화가 한때 3개월래 최저치로 밀리는 등 약세를 보였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키프로스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62.05포인트(0.43%) 하락한 14,452.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대비 8.60포인트(0.55%) 떨어진 1,552.10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48포인트(0.35%) 밀린 3,237.59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이날 주목할만한 미국의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키프로스 구제금융 방법을 둘러싼 우려가 재부각됨에 따라 하락했다.

지수는 한때 낙폭을 크게 줄였으나 막판 다시 낙폭을 늘렸다. 모건스탠리 등 금융주가 대부분 약세를 보이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16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키프로스에 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키프로스 내 모든 예금 계좌에 일회성 부담금을 물리기로 했다. 10만유로 이상의 예금에 대해서는 9.9%, 그 미만에 대해서는 6.75%의 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

예금과세로 일반 예금자가 직격탄을 맞게 되면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발생할 것이며 키프로스를 넘어 유로존의 다른 부실국까지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또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키프로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키프로스 은행들은 예금과세에 대한 의회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다리며 오는 21일까지 문을 닫을 예정이다.

금융시장의 불안과 예금자들의 불만이 커짐에 따라 키프로스 정부는 예금과세 방안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키프로스 정부가 10만유로 미만 예금에는 3%의 세율을, 10만유로 이상 50만유로 미만은 10%, 50만유로 이상은 15%의 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월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의 신뢰도는 단독주택판매 약화 등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는 3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의 46에서 44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47을 밑도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날부터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양적 완화정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Fed가 자산 매입 규모의 축소를 시사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이 씨티그룹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것에 힘입어 1.5% 상승했다.

휴렛패커드(HP)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동등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한 것에 힘입어 3% 가까이 올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키프로스 사태에 따른 유로존 부채 위기 재부각 우려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2/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낮아진 연 1.948%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아시아 시장에서 키프로스 우려로 한때 1.896%까지 밀려 2주 만에 최저를 보였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4bp 빠진 3.175%를 나타냈다.

키프로스 은행권의 위기가 이탈리아 등 여타 재정취약국을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됐다.

이후 키프로스 사태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유로화의 대 달러화 낙폭이 축소된 데다 뉴욕증시 역시 낙폭이 극도로 제한됨에 따라 뉴욕 금융시장이 전체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유로그룹)과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 유럽연합) 대표들은 이날 긴급 전화회의를 열어 키프로스 상황을 논의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키프로스가 구제금융 전제 조건인 예금 계좌에 대한 과세안에 대해 투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와 유로화와 뉴욕증시가 낙폭을 재차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키프로스 사태가 유로존 금융위기를 재부각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위기가 장 마감을 앞두고 급격히 약화했다면서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위한 은행 과세를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일부 보도가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증폭했다고 설명했다.

댄 브리얼리 제프리스 국채 거래 헤드는 "키프로스 사태가 금융시장에 막대한 스트레스를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9% 수준으로 하락하면 국채를 매도할 것"이라면서 "2% 수준으로 상승하면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시장은 오는 19-20일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주목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Fed가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재정 감축 우려와 유로존 불확실성 상존으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매월 850억달러 어치의 자신 매입) 정책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3월 미국의 주택시장지수는 전월의 46에서 44로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마켓워치의 조사치 47.0을 하회한 것이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키프로스 은행권 위기에 따른 위험거래 약화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960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075달러보다 0.0115달러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1.2878달러까지 밀려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3.38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4.58엔보다 1.20엔이나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5.23엔을 나타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95.29엔보다 0.06엔 밀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소액 예금에 대한 과세를 제외하는 방안이 결정된다면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이유가 없다면서 그러나 유로존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로존 관계자들이 키프로스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뉴욕금융시장이 예상보다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의 전제 조건인 은행 과세를 표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일부 보도가 나와 뉴욕증시가 낙폭을 재차 확대함에 따라 유로화 역시 주요 통화에 낙폭을 늘렸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키프로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직면하면 그리스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이는 유로존 우려를 증폭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UBS는 올해 유로화의 목표치를 1.20달러로 유지한다면서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정과 키프로스 은행권 위기 등이 당초보다 유로화의 하락 속도를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유로화의 1개월과 3개월 이래 목표치를 1.30달러와 1.28달러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치는 1.37달러와 1.30달러였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키프로스 사태에도 미국 달러화의 대 유로화 상승폭이 줄어든 데다 뉴욕증시가 안정된 모습을 보여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29센트(0.3%) 높아진 93.74달러에 마쳤다. 이는 지난 2월20일 이후 최고치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강세에도 키프로스 사태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경제가 여전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예상, 뉴욕증시 안정 등에 힘입어 유가가 장 마감을 앞두고 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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