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희망의 상징이었다.

이 펀드의 영광과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가 바로 현대자산운용의 이원복 주식운용본부장이다.

당시 수석 펀드매니저였던 이원복 본부장은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코리아 펀드는 국내에 펀드 대중화 붐을 일으켰던 첫번째 상품이었다"면서 "시행착오 과정이 있었지만, 경험이라는 큰 자산을 최대한 되살려 고객만족에 힘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바이코리아 펀드'가 시장을 주도하던 외환위기 직후와 유로지역 위기를 한차례 넘긴 현재 상황이 서로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이 본부장은 "경제위기 인식이 극도로 높았던 시기라는 점에서 당시와 지금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당시 경험을 지금의 실력으로 되살려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소중한 경험이 됐지만 '바이코리아 펀드'의 영광과 시련은 한편으로는 진한 아쉬움으로 그에게 남아있다.

이원복 본부장은 "당시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70조원 규모였는데 현대투신의 수탁고가 13조원에 달했다"면서 "지금으로 따지면 한 운용사가 150조원을 운용하는 셈인데 작은 우물에 공룡이 들어가 있던 것과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빠른 규모로 많은 금액이 한꺼번에 몰리다보니 현대투신을 상대해 줄 기관투자자가 없었다"면서 "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적절한 시기에 거래를 받아줄 상대방이 없다는 점은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지만 지금은 현대운용의 안정적인 성장이 과제로 주어졌다.

이 본부장은 "현대운용은 수탁고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기반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대형사로 가는 과정에서 그 준비를 충실하게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 투신을 산업은행이 인수해 산은자산운용이 초기 기반을 닦을 당시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이원복 본부장은 끝으로 "공격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좋은 펀드를 더 잘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밸류에이션에 기초한 가치주를 적절히 발굴해 시장을 주도하는 펀드로 성장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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