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며 하락했다. 미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25일까지 키프로스가 트로이카(유럽연합ㆍECBㆍ국제통화기금)와 구제금융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 은행권에 제공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장 마감 후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로 한 단계 강등하고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천명 늘어난 33만6천명(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34만명을 하회한 것이다.

지난 2월 미국의 기존주택판매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8% 증가한 연율 498만채(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3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마이너스(-) 12.5에서 2.0으로 상승했다.

2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해 0.5% 높아졌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말했다.

엔화는 신임 일본은행(BOJ) 총재가 내놓을 부양책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상승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신임 총재는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BOJ가 매입하는 자산 규모를 늘리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밝혀 통화완화 의지를 한층 더 강력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시장은 새로운 게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0.24포인트(0.62%) 하락한 14,421.4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2.91포인트(0.83%) 떨어진 1,545.80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59포인트(0.97%) 밀린 3,222.6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우려가 지속함에 따라 하락했다. 기술주와 원자재 업종이 약세를 주도했다.

ECB가 오는 25일까지 키프로스가 트로이카(유럽연합ㆍECBㆍ국제통화기금)와 구제금융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 은행권에 제공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함에 따라 키프로스 우려가 재부각됐다.

ECB 정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키프로스에 제공되는 긴급대출지원(ELA)을 3월25일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 이후 ELA 제공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문제 은행들의 지급능력을 보장하는 경우에만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니코스 데미트리아데스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는 키프로스 정부가 은행 구조조정 법안을 즉각적으로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10만유로 미만의 예금자를 보호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키프로스 부실은행 포퓰라뱅크는 자동화기기(ATM)에서 하루 인출 한도를 260유로로 제한했다. 이 은행이 정리될 수 있다는 소식에 불안한 투자자들이 ATM 앞에 길게 늘어서 예금 인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CNBC를 통해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다만 러시아가 지원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9로 예상 밖으로 하락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이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과 매출을 발표함에 따라 10% 가까이 하락했다.

휴렛-패커드(HP)는 분기 배당금을 10% 올려 14.52달러로 제시했다. HP는 그러나 영국의 소프트웨어업체 오타너미를 110억달러에 인수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실망감에 주가는 3% 가까이 하락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키프로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증폭돼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9/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낮아진 연 1.929%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5bp 떨어진 3.145%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밀린 0.794%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를 방어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었다면서 키프로스 디폴트가 유로존 부채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드라기 총재가 '드라기 풋(put)'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유로존 재정 취약국을 `드라기 풋`으로 안정시켰던 드라기 총재가 키프로스에 유동성을 공급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경제지표 약화 지속과 키프로스 사태 악화로 ECB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예상 역시 고개를 들었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체들의 3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6.5를 기록해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월의 47.9보다 낮아졌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엇갈려 금융시장에 상승 촉매제로 작용하기 어려웠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8% 증가한 연율 498만채(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지만 다우존스의 조사치 500만채를 소폭 밑돈 것이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천명 늘어난 33만6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34만명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날 미 재무부는 다음 주에 99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5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를 시작으로 350억달러 어치의 5년과 29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각각 입찰한다.

◆외환시장= 엔화는 일본은행(BOJ) 신임 총재가 내놓을 수 있는 정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다 키프로스 사태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로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4.9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6.02엔보다 1.12엔 밀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2.42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4.18엔보다 1.76엔 급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899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932달러보다 0.0033달러 낮아졌다.

구로다는 "약 2년 안에 2%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한다면 매우 바람직할 것"이라면서 BOJ의 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2%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구로다 발언에 알맹이가 없다는 분위기가 부각됨에 따라 그동안 엔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던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한 이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합의하지 않으면 은행권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해 하락압력을 받았다. 키프로스 우려가 재부각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키프로스 사태에 따른 유로존 부채 위기가 재부각된다면 ECB가 유로화 방어를 위한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키프로스 우려가 증폭됐고 주요국들의 경제지표가 평범하거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5달러(1.1%) 낮아진 92.45달러에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키프로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을 내비쳐 키프로스 우려가 증폭됐다.

세계 주요국 경제지표 역시 유가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중국의 3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 최종치인 50.4보다 개선된 51.7을 나타냈다.

3월 독일의 제조업 PMI는 48.9로 하락해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3월 유로존 합성 PMI 역시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키프로스 사태 악화에 따른 유로존 부채 위기 재부각 전망이 유가에 부정적 재료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된 주요국들의 경제지표가 인상적이지 않았다면서 다소 실망스러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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