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중국이 뛰어난 이유를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의 성장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건설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합작해 지난 1995년 세운 중국의 대표적 IB인 CICC.

CICC는 221억달러로 지난 2010년 당시 전세계 최대 공모 규모를 기록했던 중국농업은행의 기업공개(IPO) 자문을 맡았다.

앞서 중국건설은행(2005년)과 중국공상은행(2006년) 등 당시로선 세계 최대 규모였던 IPO도 잇따라 맡아 자문을 제공했다.

CICC가 '빅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컸기 때문이다.

이경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25일 "큰 딜에서 큰 IB가 나오는 법이다"면서 "중국은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바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세계적인 IB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CICC가 세계적인 규모의 IPO를 자문하면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씨티 등 글로벌 IB들의 선진 금융기법을 익힐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배려를 해 줬다는 것.

이경훈 변호사도 한국 정부와 IB도 중국 정부와 CICC의 성장사를 보면서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주요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정리하면서도 동시에 CICC의 역량도 확충시켰다"면서 "한국은 중국의 사례를 통해 자본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조속히 진행시킬 필요가 있고, 그 과정에서 '메가뱅크'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굵직한 딜에 참여하면서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파이낸싱 등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 소회다.

그는 "대형 딜을 진행하다 보면 글로벌 IB들은 딜 전략과 사업구조 및 전망 리포팅, 파이낸싱까지 모두 갖춘 '풀 패키지' 서비스에 나선다"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메가뱅크가 실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선사에 자금지원에 나서고 있는 점을 들어 메가뱅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그는 "중국은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자금 중 80%를 선박금융 형태로 지원해준다"면서 "메가뱅크가 있기에 이러한 대규모 금융지원이 가능한 것이고 이를 통해 중국 경제가 선순환 할 수 있는 길이 트이기 시작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바른은 그간 송무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온 곳이다. 하지만 그는 기업자문 분야에 영미계 문화를 '이식'해 IB들과 큰 딜을 만들어낼 수 있는 로펌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이 변호사가 바른에 합류한 것도 이러한 목표 때문이다.

서울대 법학과에 다니던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8년 김앤장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미국의 하버드대학 법학대학에서 L.L.M을 취득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땄다. 올해부터 바른으로 영입돼 파트너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쌍용정유(현 S-Oil)를 인수한 딜을 자문했고, 캐나다 아비티비와 노르웨이의 노르스케 스코그, 한솔제지가 16조원 규모로 합자지주회사인 팬 아시아 페이퍼(Pan Asia Paper)을 설립하는 딜 등 수십 건의 빅딜에 대한 자문에 나섰다.

해외 기업을 인수한 뒤 해당 국가에 상장시키는 딜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자문하기도 했다.

지난 1994년 메디슨이 '3차원 초음파의료기기'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크레쯔테크니크를 인수한 뒤 오스트리아 증시에 상장시킨 딜이다.

당시 100억원에 이 업체를 인수한 메디슨은 상장 뒤 GE에 1억유로를 받고 2011년 매각했다.

그는 "좋은 딜을 다뤄야 좋은 로펌이 나온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뛸 것이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j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