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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말(言) 두 가지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는 수수께끼 책에 나와 있는 문제이다. 어려운 말이라고 하였으니 언뜻 한국어, 중국어, 아랍어 등을 생각하였을지 모르나(외국인 입장에서 우리나라 말이 배우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런 뜻이 아니라 ‘가장 어려운 단어’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은 해답이 무엇인지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인즉, 정답을 서둘러 공개한다. 수수께끼 책에 따르면 답은 “예”와 “아니오”라고 한다. 답을 보니 이해가 된다. 어떤 일에 대하여 똑 부러지게 “예, 그렇다” 혹은 “아니오, 그렇지 않다” - 둘 중의 하나로 답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럴싸한 수수께끼이다. 다만 이 문제가 초등학생들이 보는 책에 실려 있다는 것이 좀 부자연스럽다. 초등학생들이 과연 수수께끼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까?

곰곰 생각하면 이 문제야말로 참으로 ‘철학적’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몸담는 금융시장의 현실을 말하고 있다. 매일같이 우리는 순간순간을 매수해야 하는지 혹은 매도해야 하는지 ‘물음’에 답해야 한다. 답하는 그 당시에는 그게 옳은지 그른지 알 수도 없다. 무지하게 어렵다. 허나 그게 우리의 운명이니 어찌할꼬.

나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한 차례씩 이 글을 쓰면서 이번 주 환율 혹은 주가가 오를지 혹은 내릴지 ‘찍어야’ 하니 참으로 어렵다. 예상이 좀 맞아주면 좋으련만. 우연히 본 수수께끼 책을 핑계 삼아 괜한 푸념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나는 추세론자이다. 추세에 따르는 것이 수익을 얻는 안전한 길이라고 믿는다. 상승세일 때 매수하고, 하락세일 때 매도하는 것이 추세에 순응하는 일이다. 다만 추세를 파악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현실에서 80% 이상의 기간을 시장은 별다른 추세를 나타내지 않는다. 시장이 보합으로 일관할 때 추세매매의 결과는 참담해진다.

요즘이 그렇다. 코스피지수는 별다른 추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보합 수준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주간차트를 보면 그 경향이 더욱더 뚜렷하다. 지수는 작년 하반기 이후 1,900선 언저리를 내내 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허다한 기술적지표로도 시장을 제대로 예상하기 어렵다. 며칠 오르는 것 같다가 이내 주르륵 밀리는 일을 반복하는지라 추세를 종잡을 수 없다.

지난주 동영상 해설에서 언급하였듯 나는 지금을 엘리어트 파동이론으로 보아 B파동이라고 생각한다. B파동은 조정파동이면서 반등파동인지라 내내 재미없는 보합양상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다 조정파동은 나중에야 제대로 된 모양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진행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지그재그와 플랫 등이 난무하며 심지어 이들이 이중, 삼중으로 얽히는 일도 흔하다. 시장이 요즘처럼 추세가 없고, 별달리 특징이 없는 것도 B파동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지난주에 지수는 씩씩하게 올랐다. 그 덕분에 지수는 일목균형표에서 순식간에 구름을 상향돌파하였다. 상승세일까? 글쎄다. 구름을 넘었다고 하여 추세를 상승세로 간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른 제반여건들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준-전환선은 여전히 역전된 상태이고,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 저항을 받을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섣불리 상승추세를 주장하기 조심스럽다. 지난주 금요일(3월29일) 만들어진 상승갭(1,995~2,003)을 메우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이번 주도 역시 재미없겠다. B파동의 특성이 어디 가겠는가?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지수의 추세는 참으로 분간하기 어려우나 요즘 환율은 상대적으로 차트가 깨끗하다. 추세가 또렷하다는 의미이다. 달러-원은 확연한 상승세이다. 기술적지표들도 서로 혼란스럽게 충돌하지도 않고 모두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복잡한 기술적지표는 차치하고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이동평균선만으로도 충분하다. 제일 위쪽에 5일선이 있으며 그 아래로 20일선, 그리고 60일이 차례로 정렬된 정배열의 꼴로 나타나 있다. 이런 형태는 추세가 더 강력해진다는 신호도 된다.

물론 아무리 상승세라고 할지라도 내내 오를 수만은 없는 법. 조정이 나타나야 하는데, 달러-원은 지난주에 그런 시기를 겪었다. 달러-원은 상승하기보다는 약간 뒤로 물러서는 모습이었던 터. 그러나 조정폭은 미미하였고, 추세가 망가지는 일도 없었다. 조정을 거치고 일단 숨을 골랐다면 추세가 재개되는 것은 순리이겠다.

아래로 1,110원을 비롯하여 1,100원 등 지지선은 매우 견고하지만, 위쪽으로 저항선은 허술해 보인다. 전고점 1,119.50을 제외하면 상승을 가로막을 수준은 잘 눈에 뜨이지 않는다. 굳이 따진다면 주간차트에서 나타나는 1,132~1,146원이 추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저항선이 될 전망.

그런데 당장 1,132~1,146원에 닿기는 아직 까마득하다. 그러기에 저항선에 이르기 전까지 이번 주에도 달러-원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 전략이 별게 있겠는가? 매수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바이 온 딥(Buy on dips)’이 바람직하겠지만, 설령 조정이 없더라도 매수 전략이 뒤바뀌지는 않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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