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이윤구 기자 =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제2의 카드대란' 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데 대해 신용카드업계의 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카드대출을 포함한 신용카드 이용실적 증가세가 둔화하고, 연체율 등 주요 업황지표도 특별한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 수는 1억2천213만장으로 전년 대비 554만장 증가했다. 카드대란 당시인 2002년의 1억480만장보다 2천만장 가량 많은 수치다.

카드사들의 총 자산은 79조3천억원으로 카드대란 직후인 2003년의 78조9천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외형지표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 금리상승 기조와 맞물리면서 신용카드사들이 카드를 남발하고 무차별적 현금서비스 장사에 나섰던 10년 전 카드대란의 징후와 유사하다는 관측을 불렀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SK카드, KB국민금융지주는 KB국민카드를 분사시켰고 우리금융지주도 우리카드 분사를 추진하는 등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한 점도 제2의 카드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사는 요인이 됐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현재로선 카드대란이 재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요 지표가 아직까진 '적색경보'가 켜졌다고 지적할 만큼 악화하진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카드 총자산 규모 증가세가 둔화했다.

카드 총자산은 2010년 경기회복 등으로 14.7%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당국이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하고, 카드대출 및 카드 수 증가를 억제한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증가 폭도 축소됐다.

지난해 신용판매와 카드대출을 합친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558조1천억원으로 전년 517조4천억원보다 7.9% 늘었다. 공과금 신용카드 납부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이용실적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전년 증가율인 9.9%는 밑돌았다.

특히 카드대출 이용실적은 증가율이 2010년 7.1%에서 1.2%로 크게 낮아졌다.

전업 카드사의 연체율이 1.91%로 전년말보다 0.25%포인트 상승했지만, 이는 카드사의 외형확대 자제와 감독강화에 따른 자산증가세 둔화에 따른 것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업사 카드자산 증가세가 둔화하고 신규연체가 증가하면서 작년 2분기부터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절대수준은 낮다"며 "2003년 카드사태 직후의 28.6%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여신금융협회>



한편,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4조3천억원으로 연체채권 1조3천억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6.2%로 손실흡수능력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올해 국내외 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가계부채 우려 등에 따라 카드사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과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감시와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가계부채 잠재위험 등에 대비하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한도 부여기준을 강화하고 직불형 카드 활성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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