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주요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주회사의 주가 특성상 금융위기 시 과도하게 하락하고 유동성이 풍부하고 위기가 잦아들 때는 상승폭이 자회사 주가에 비해 커지는 만큼 최근 대외 여건을 따져봤을 때 상승탄력을 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주회사 주가는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하락분만큼 상승탄력이 더해진다.

이른바 레버리지(leverage) 효과라 불리는 '지렛대' 원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시에는 지주회사 매도 경향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위기가 완화될 때는 매도분만큼 매수 여력도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를 매수하는 입장에서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들을 사는 이유도 있지만 국내 대표주식을 포트폴리오로 매수하는 입장에 선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오히려 개별 주식보다는 지주회사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그룹의 재무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증가해 있으므로 자금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지주회사는 자회사들보다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으로 국내 주요 지주회사의 기업가치(NAV) 대비 주가 할인율은 높은 편이다. 그만큼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LG는 48.3%, CJ는 52.8%, SK는 47.8%, 한화는 46.4%, 두산은 32.6%에 이른다. 이들 지주회사의 3년 평균 할인율은 LG가 46.7%, CJ가 45.6%, SK가 52.3%, 한화가 42.1%, 두산이 37.3% 등이다.

SK와 두산을 제외한 지주회사들이 일제히 3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가격 하락폭이 컸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그룹내 상장사 주가는 22.4% 하락했으나 지주회사는 LG는 29.7% 떨어졌고 CJ도 그룹내 상장사가 63.3% 오른 반면 2.4% 하락세를 보였다.

지주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할인율이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어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상승할 때 상장 자회사 대비 지주회사 주가의 초과 상승과 증시 하락시 지주회사의 초과 하락이 쉽게 관찰됐다"면서 "올해 증시여건이 지난해보다 좋아지고 각 그룹사별 불확실성 요인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저평가 상태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오 연구원은 "이들 지주회사들이 저평가 국면에 있지만 자회사의 사업부별로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어 이를 감안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전자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전자부문의 실적 우려감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SK는 대주주 검찰 조사 관련 투자 불확실성 요인 증대, CJ의 경우 대한통운 인수 후 시너지 효과 여부, 한화는 태양광 산업 과잉 투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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