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경제의 지출 여력은 국외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추가 지출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잉여 재원을 뜻한다. 지출 여력은 경제의 저축과 투자의 갭(gap)을 의미하며, 저축은 가처분소득에서 소비되지 않은 부분으로 정의되므로 '저축-투자'의 갭은 가처분소득에서 소비 및 투자 지출을 차감한 나머지라고 할 수 있다.

전체 경제의 지출 여력은 가계와 기업, 정부 등 부문별 지출 여력으로 구성된다. 부문별 지출 여력은 여타 부문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추가 지출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부문 내 잉여 재원이다.

지출 여력이 마이너스(-)를 지속하게 되면 추가 지출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대로 막대한 지출 여력이 누적되는 경우에도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가계 저축이 줄어들고 정부의 재정수지는 악화되면서 전체 경제의 지출 여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출 여력이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경제의 안정 성장 기반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고령화에도 지출 여력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지출 여력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조사국 이홍직 과장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의 진전으로 가계와 정부의 지출 여력이 약화된다 하더라도 기업의 지출 여력이 강화되면 전체 경제의 지출 여력을 유지하거나 확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바탕으로 소득 기반이 확충되는 가운데 고용의 안정성도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의 지출 여력 확충은 고령화 국가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이들은 진단했다. (정책금융부 권용욱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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