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의 국제금융전망대> 100엔 시대의 부활
<이장원의 국제금융전망대> 100엔 시대의 부활
  • 승인 2013.04.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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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폐막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국제외환시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G20이 일본의 엔저 정책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99.52엔까지 추락했다. 달러-엔 100엔 시대가 임박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라는 큰 장애물이 사라진 가운데 엔저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엔 100엔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100엔이 무너진 것은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0월의 일이다. 안전통화로 대접받는 국제통화 엔화의 위상이 세계 금융위기의 시대에 엔고 현상을 유발한 것이다. 4년 여 동안 엔고 현상이 계속되자 일본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겼고 일본 경제의 각종 지표를 악화시켰다. 달러-엔 100엔 시대의 부활은 일본 경제 악화의 원인인 엔고가 저 멀리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 관리들은 이를 두고 엔고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한다. 엔화가 80엔 아래에서 거래되는 것은 일본의 경제펀더멘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환율이라는 것이다. 엔화는 미국과 유럽발 금융위기 당시 75엔까지 내려갔었다. 이는 국제통화로서 기능하는 엔화의 위상 때문이지 일본 경제 여건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게 일본 측의 주장이다. 지금 나타나는 현상은 엔저가 아니라 엔고를 바로잡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주장하는 또 하나의 논리는 일본의 경제정책은 환율을 목표로 한 게 아니라 경제회복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이번 G20회의에서 일본의 말발이 제법 많이 먹혔다고 한다. G20은 이번 회의에서 일본의 주장을 사실상 대부분 수용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은 "(이번 회의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해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은 G20 회의를 자기논리를 설파하는 장으로 적절히 활용했다. 일본의 목표가 경제회복이고, 부수적 현상으로 나오는 게 엔저라는 논리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G20 성명에는 이 논리가 그대로 반영돼 "일본 양적 완화의 목적을 디플레이션 탈피와 내수 회복으로 제한하고, 부정적 파급 효과에 유념하라"고 촉구했다.

애초 일본의 엔저 정책에 부담을 줄 요인은 국제사회의 반발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G20 회의 결과를 보면 그 분석은 무색하다. 국제사회의 제어라는 빗장은 완전히 무장해제됐다. 외신들과 국제외환 전문가들은 이번 G20 회의가 앞으로 달러-엔이 100엔 위로 안착하는 명분을 줄 것으로 본다. 통상적인 예를 보면 달러-엔이 100엔을 넘으면 이 선은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일각에선 달러-엔이 120엔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엔저에 제동을 걸 브레이크는 사라졌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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