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손해보험업계의 맏형인 삼성화재가 10년여 만에 하락세로 일관하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김창수 사장 취임 후 보장성보험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 1~3분기(2012년 4~12월) 삼성화재의 원수보험료 점유율은 27.4%로 전년 동기의 26.6%에 비해 0.8%포인트 상승했다.

삼성화재의 점유율(회계연도 1~3분기 기준)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은 지난 2001년 30.3%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이래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후 점유율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31.9%로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2005년 31.0%에서 2011년 26.6%에 이를 때까지 7년 연속 하락했다.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장기간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여온 이유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2위권 손보사들이 브랜드 파워와 영업력을 끌어올리면서 삼성화재의 입지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그러나 2011년 말 김창수 사장이 취임한 후 보장성보험 영업 강화에 나서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200%를 배 이상 웃도는 430%대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을 바탕으로 보장성보험 신계약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성장을 저축성 상품과 보장성 상품으로 나눠 비교해 본 결과 저축성 상품의 성장률은 점차 낮아진 반면 보장성 상품의 성장률은 빠르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화재의 점유율 상승이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RBC 규제에 대한 우려 없이 영업 확대가 가능하고, 신계약비 이연한도 축소에 따라 판매채널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최근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에도 보험계약 이탈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확실하게 반등세를 타게 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게 될 것"이라며 "다만, 자본여력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충분하고, 이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고하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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