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지난 1분기 4대 금융지주사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추락과 기업·가계대출 부실로 인한 충당금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3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천1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8% 감소했다.

보유주식 매각과 같은 일회성 요인이 없어진 영향도 있었지만 저금리 국면 지속으로 순이자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우리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1조6천84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천858억원 감소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왔던 신한금융지주도 실적 부진의 늪을 피해가지 못했다. STX 관련 충당금과 집단대출 충당금 여파로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1.8% 감소한 4천813억원에 그쳤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마찬가지였다.

KB금융의 순이익은 이자이익 감소와 포스코·현대상선 등 보유주식 주가하락으로 32% 감소한 4천11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발생했던 이익이 없어지면서 순이익(2천898억원)이 78.2% 급감했다.

4대 금융지주사의 1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3천963억원으로 전망치(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인 1조8천147억원보다 29.9% 적었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금융의 부실채권 비율은 건설·조선업종 악화로 작년 4분기보다 0.24%포인트 높은 2.01%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의 부실채권 비율도 1.34%에서 1.42%로, KB금융은 1.36%에서 1.55%로 올라갔다. 하나금융만 전분기와 같은 1.33%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새로운 먹거리 부재,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에 향후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크게 나아지긴 힘들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창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가 개선되더라도 방향성이 좋아지는 것일뿐 은행 실적 개선을 이끌만큼 의미있는 수준은 되지 못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방향의 불확실성으로 순이자마진 바닥 시기가 하반기로 당초 예상보다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건설, 조선, 해운 등 주요 기업의 구조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은행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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