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설명:자비에 베리 악사다이렉트 대표>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고 그런 의미에서 다이렉트 모델은 기회의 상징과도 같다."

자비에 베리(Xavier Veyry) 악사(AXA)다이렉트손해보험 대표는 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이렉트'가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할 보험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첨단 정보통신(I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고 베리 사장은 강조했다.

◇ '韓 시장, 다이렉트 성장 조건 잘 갖춰져'

자비에 베리 악사다이렉트 사장은 "한국은 다이렉트가 여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잘 갖춰져 있는 시장이다"고 평가했다.

악사그룹이 한국 시장을 여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사업성이 큰 시장으로 분류해 꾸준히 투자해 나가는 이유 중 하나다.

베리 사장은 "한국 보험시장은 새로운 유통채널과 스마트 기기 등의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며 "악사가 진출한 시장 중 다이렉트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이렉트 시장의 성장 속도만 놓고 봤을 때는 다이렉트 보험의 원조격인 영국이나 시장 활성화가 잘 돼있는 미국에 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그룹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도 한국 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베리 사장은 상품을 고르는 국내 보험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안목도 한국 시장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았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워낙 크니 한국은 그룹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 요충지가 된다는 설명이다.

베리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보험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 수준이 아주 높고 보험에 가입할 때도 여러가지 정보를 고려해 판단한다"며 "시장의 발전에 매우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부분은 꼭 다이렉트뿐 아니라 비(非)다이렉트 부문에서도 회사에 많은 기회를 안겨줄 수 있다고 베리 사장은 기대했다.

그는 "지난해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인수한 것도 한국 시장에 대한 악사그룹의 기대와 확신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악사는 지난해 인수한 온라인 전업사 에르고다음과의 통합 과정을 거쳐 비다이렉트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회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 경쟁 치열 다이렉트…'악사, 노하우 있다'

보험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 시장 내에서 다이렉트 부문의 비중이 50%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명 중 1명은 설계사 등 정통 채널이 아닌 인터넷이나 전화 한통으로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화재가 인터넷 방식 말고도 텔레마케팅(TM) 기법을 곧 도입하려는 것도 다이렉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베리 사장은 "다이렉트의 장점은 상품의 단순함, 가입과 서비스의 편리함,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악사다이렉트의 시장 점유율은 연초 기준으로 약 17%로 삼성화재와 비슷하다. 동부화재의 점유율이 약 20%로 현재로서는 가장 앞서있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TM 방식을 본격 도입하고 LIG손해보험도 적응기간을 거쳐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면 다이렉트 시장 구도는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손보는 다이렉트 도입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다이렉트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베리 사장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단순한 구조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악사는 다이렉트 전문 기업으로 강력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고객 만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지화는 중요한 성공 요소…혁신상품 승부

베리 사장은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 있어 현지화(localization)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는 데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그 나라 국민의 성향과 무관하다면 현지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는 "현지의 문화와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적응하는 것이 현지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베리 사장은 "기업의 해외 진출에서는 현지 고객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의 필요가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각에서 내놓은 대표적인 상품이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이다. 고객이 약정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에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악사가 국내에 처음 들여다 놓은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은 '운행거리가 짧으면 사고날 확률이 낮다'는 것이 기본 콘셉트다.

베리 사장 말대로 일률적인 보험료 책정이 아니라 고객의 스타일에 맞게 할인율 적용 기준을 달리해 보험료를 매기는 셈이다.

베리 사장은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상품은 운행거리가 길면 사고확률이 적기 때문에 매우 공정한 상품"이라며 "놀랍게도 한국에는 이런 상품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단순하고 편리한 자동차보험 상품과 건강보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 자비에 베리 사장은

프랑스 태생인 자비에 베리 사장은 지난 1996년부터 악사그룹에 몸담았다. 악사다이렉트 대표로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일했다.

베리 사장은 악사 걸프지역과 악사 글로벌 다이렉트(AGDㆍAXA Global Direct)의 최고운영책임자(COOㆍChief Operations Officer)를 지냈다.

지난 2009년부터 2년여동안은 AGD에 속해있는 악사 디렉트 세구로스(스페인)와 세구로 디렉토(포르투갈) 대표로 일했다.

악사그룹은 1816년 설립돼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금융그룹이다. 악사라는 이름은 1985년부터 사용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보험업만 한다'는 원칙을 두고 유럽과 북미, 아시아태평양 등 전세계 61개국에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자산운용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진출한 모든 국가에서 '악사'라는 단일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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