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과감하게 매각한 것은 앞으로 회생절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6일 이병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우여곡절 끝에 올해 초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웅진코웨이(現 코웨이) 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는 가치있는 자산의 매각 방침을 빨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참여자들은 매물의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져 매각 측의 협상력이 대폭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태평양의 기업 인수ㆍ합병(M&A)팀은 올해 1분기 최대 딜이었던 웅진코웨이 매각을 단독 자문하면서 같은 법인의 기업회생팀은 웅진홀딩스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맡아 도의적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회생절차 신청으로 웅진코웨이의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웅진홀딩스의 회생절차 신청 방침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다만, 큰 틀에서 본다면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 방안과 회생절차 신청 방안이 모두 경영난을 해결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웅진코웨이 매각과 더불어 올해 상반기 최고 이슈였던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매각도 자문했다.

그는 "네파 매각가는 약 1조원으로 MBK 측에서 네파의 EBITDA(현금창출능력) 열배 수준을 치렀다"며 "그만큼 경쟁력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네파는 국내에 생산시설이 하나도 없지만, 아웃도어 브랜드 시장 규모가 세계 2위인 우리나라에서 업계 5위권 수준"이라며 "기획력과 인적 자원이 매우 뛰어난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고려대 법대와 미국의 버지니아주립대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법무법인 세종과 지평지성을 거쳐 지난 2009년부터 태평양에서 일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부터 주니어 변호사로 활동하며 국내 최대 신문용지 공장이었던 한솔제지의 전주공장 매각 등과 같은 대형 딜을 자문했던 게 M&A 트랙레코드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05년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국내 최대 소주업체였던 진로를 인수했던 딜을 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 꼽았다.

"인수가가 3조4천억원에 달했는데 진로 채권단이 회수할 총액인 3조500억원~3조1천억원에 프리미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진로 인수전에는 롯데와 CJ, 두산 등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컨소시엄인 씨티벤처캐피털 등 10여개의 쟁쟁한 후보군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 때문에 다른 인수후보군보다 상대적으로 기업규모가 작았던 하이트맥주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나서도 방심할 수 없었다.

특히 독과점 이슈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이 변호사는 "당시 주류는 소비자들이 기호에 따라 선택하는 상품군으로 인위적인 '밀어내기(회사의 매출 목표를 정해놓고 도매상에게 강매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쳐 조건부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M&A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우발성 채무를 가려내는 작업과 더불어 독과점, 세무, 노동법 관련 이슈 등 관련 현안을 잘 풀어나가는 것이 성공적인 딜을 이끄는 핵심"이라며 "태평양은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고객에게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 변호사는 '합리적인 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M&A 변호사는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된다"며 "본인이 맡은 쪽의 입장만 몰아붙여서는 제대로 된 일을 만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합리적인 협상을 이끌어내려면 상대방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훌륭한 M&A 변호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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