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부의장이 연준 의장이 된다면 양적완화(QE) 정책을 멈출 수 있을까.

13일(미국시간) 연준의 조기 출구 전략 가능성을 제기해 시장을 놀라게 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번엔 시선을 옐런 부의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연준의 출구 전략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제 관심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유력 후임자에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옐런 부의장은 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된다. 예일 출신의 그녀는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예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녀가 과연 늦지 않은 타이밍에 양적 완화를 중단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녀의 성향과 언행 때문이다.

공장들이 많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그녀는 대공항을 겪은 부모와 살았다. 올해로 66세인 그녀는 경제 성장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낀 세대인 셈이다.

실제 그녀는 지난 2월 미국노동총연맹 연설에서 "이런 것들은 결코 나에게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며 "장기 실업이 얼마나 노동자와 가족을 황폐하게 하는 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은 약한 경제 상황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업 해결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론을 지지하며 버냉키 의장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를 이끄는 리처드 셀비 공화당 의원은 옐런이 인플레이션 조장을 통한 성장 위주의 경향(inflationary bias)을 가지고 있다며 2010년 부의장 지명 때 반대표를 던졌다.

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을 받든 깐깐한 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면서 신문은 연준 내ㆍ외부의 반발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연준내 대표적인 매파로 알려진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너무 심하게 실업률을 내리려하면 인플레이션만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부의장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불라드 총재는 "많은 사람이 실업률만 중시하는데,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옐런 부의장의 정치력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WSJ 설문 조사에서 38명의 민간 이코노미스트들 중 29명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옐런 부의장을 점쳤다. 그밖에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신문은 관계자들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은 옐런 부의장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서로 친한 사이는 아니라고 전했다.

그녀가 부의장에 지명됐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그녀와 직접 면담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가이트너,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은 백악관과 강한 끈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이트너는 관심 없다고 했지만,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냉키 의장이 3번째 연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있을 계획을 언급한 바 있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인 발언은 피했다.

한편, 신문은 이에 앞서 연준 관계자를 인용해 연준이 출구 전략 방안을 이미 마련했으며 실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해 이슈를 만들었다.

WSJ는 최근 49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Fed가 연내에 자산 매입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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