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일본은행(BOJ)의 초대형 통화완화 정책으로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도쿄증시가 강세를 보였으나 일본 국채(JGB) 시장 변동성 확대라는 부작용도 낳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14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 BOJ의 통화완화 조치로 일본 국채시장이 전 세계 국채시장 중 변동성이 가장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0.825%까지 뛰면서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는 지난 9일 달러-엔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간주된 100.00엔을 상향돌파하고 나서 26bp나 뛰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국채를 팔고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데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일본 국채가 매도세에 시달렸다고 풀이했다.

BOJ가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통화완화 프로그램을 공개한 이후에 일본 국채시장은 변동성이라는 특징을 갖게 됐다.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투자 방향을 잃은 시장 참가자들이 BOJ의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이 국채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가늠하려 하면서 혼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HSBC의 안드레 드 실바 채권리서치센터 아태지역 대표는 "절대치로 본다면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가 0.8%대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지만, (과거와) 비례해서 보면 상당히 큰 변화다"라고 말했다.

드 실바 대표는 "우리는 지금 전 세계에서 변동성이 가장 높은 국채시장을 보고 있다"면서 "BOJ가 지난달에 통화완화책을 발표하고 난 후에 금리 상승률 수준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것은 상당히 긴박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ING은행의 팀 콘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은 변동성을 싫어하고 은행이 시장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고 싶어한다"면서 "일본 국채시장이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국채금리는 앞으로 더욱 상승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CNCB는 일본 당국자들도 국채시장의 출렁임을 의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정·경제재생 담당상은 일본 정부가 각종 정책이나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일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낮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BOJ의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일본정부가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 측면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의 국가 부채는 997조엔(약 1경1천76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45%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일본 국채시장 변동성은 걱정스럽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BOJ가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매월 7조5천억엔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면서 이 조치가 국채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 제한한다고 언급했다.

드 실바 대표는 "추세를 거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BOJ가 많이 닮았다. Fed에 맞서지 않는다면 BOJ에도 맞서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큰 그림을 봤을 때 일본 국채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100~200bp 오를 것 같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일본 국채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에 너무 흥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콘든 이코노미스트도 "일본 국채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일본 경제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면 좋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결국 일본의 경기부양 조치가 효과를 낼 것이고 일본 경제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예측해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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