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S)의 주주총회에서 한 명의 애널리스트가 경영진에게 거침없는 질문 공세를 던지며 '원맨쇼'를 펼쳤다.

주인공은 유명한 은행업종 애널리스트인 CLSA의 마이크 마요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마요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MS의 주총에서 마이크 고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게만 6개가량의 질문을 던졌다.

55분이 걸린 주총에서 마요 외에 질문을 하겠다고 나선 주주는 한 명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널리스트가 주총에서 회사의 경영 방침에 대한 질문은 하는 것을 자연스런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경영진을 몰아세우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마요는 MS의 수익성 개선 및 채권(fixed-income) 사업 부문의 개편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고먼 CEO에게 "이사회가 CEO의 업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라는 곤란한 질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요의 질문 공세에 고먼 CEO는 올해 1분기 7.5%였던 자기자본이익율(ROE)을 2014년 말에 10%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WSJ는 고먼 CEO가 이전에는 ROE 목표치 달성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마요의 질문 덕에 투자자들은 회사의 경영 목표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정보를 얻은 셈이다.

MS의 이사진도 마요의 질문에 답을 해야 했다.

로버트 키더 선임 사외이사는 "이사회가 집중하고 있는 일은 회사의 채권사업 정비"라고 말했다.

고먼 CEO는 UBS처럼 채권자산을 대폭 줄일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다른 회사를 따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아울러 "채권사업은 수년 만에 턴어라운드로 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마요는 월가 은행들의 콘퍼런스콜에서 어려운 질문을 던지기로 정평이 난 '전형적인' 애널리스트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도이체방크에서 일하다 2009년 3월 CLSA로 소속을 옮겼다.

당시 도이체방크에서 발언권을 제약당한 데 따른 불만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회사를 택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고먼 CEO는 이날 마요의 마지막 질문을 받고 나서 "얼마나 많은 질문을 받았는지 세다가 잊어버렸다"고 농담을 던졌다.

마요는 MS에 대해 매수 추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고먼 CEO에게 지난해 보수로 전년보다 7% 감소한 975만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의 경영진에 대한 보수 계획이 86%의 찬성으로 통과했다.

찬성표는 전년 95%에서 9%포인트 하락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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