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호주가 재정위기에 시달린 제2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14일(현지시간) 호주 싱크탱크 그래턴 연구소의 존 데일리 소장을 인용, 호주의 예산적자가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호주가 유로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의 웨인 스완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예산안 발표 행사에서 2012~2013 회계연도 예산적자 규모가 애초 예상보다 많은 194억호주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스완 장관은 또 2015년까지는 적자예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2013~2014 회계연도에는 180억호주달러, 2014~2015 회계연도에는 110억호주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일리 소장은 호주 경제가 유로존과 같은 길을 걸을 '실질적인 위험(very real danger)'에 처했다면서 호주 경제 비평가들 사이에서 긴축이라는 단어가 리스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데일리 소장은 "호주에서 최근 돌기 시작한 말 중 '생각 없는 긴축(mindless austerity)'이라는 것이 있다"며 "호주가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현재 유로존이 처한 상황(재정위기)에 놓이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유로존이 선택한 결정(긴축)을 내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몇 년간의 긴축정책과 대규모 부채규모로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호주 경제는 지난 20년간 꾸준히 성장해왔고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도 잘 견뎌냈으나 최근 들어 흔들리는 모습이다.

호주달러가 강세를 보인 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정부의 세수가 감소하자 정부예산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다.

호주의 페니 웡 예산부 장관은 "호주 정부가 흑자재정 달성에 실패한 데 따른 비판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만 정부가 흑자재정 달성을 포기한 것이 고용시장과 경제성장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방침이었다"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그러면서 "호주의 실업률이 5.5% 정도고 경제성장률이 추세 수준이기 때문에 호주경제와 국민을 위해 이 상태를 지키고 싶다"고 부연했다.

한편, 호주 정부가 예산적자를 발표하자 호주달러-달러는 11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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