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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하(彌子瑕)가 자신이 반쯤 먹다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먹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중국 위나라 시대에 살았던 미소년이다. 위나라의 임금은 그의 잘생긴 얼굴에 반하여 곁에 두고 총애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자하는 왕의 수레를 훔쳐 타고 고향에 다녀왔다. 왕은 화를 내기는커녕 “효성이 얼마나 지극한가!”라고 칭찬하였다. 이런 일도 있었다. 임금과 과수원을 거닐던 미자하는 복숭아를 하나 따서 먹어보았는데 그게 아주 맛있는지라 먹다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줘서 먹게 하였다. 이때도 임금은 “얼마나 다정다감하냐!”라며 칭찬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미자하도 나이가 들었고, 그의 아름다운 얼굴도 달라지자 임금의 총애도 식었다. 어느 날 미자하가 조그만 잘못을 저지르자 임금이 화를 내면서 “저놈은 예전에 내 수레를 훔쳐 탄 놈이다. 거기다 제가 먹던 복숭아를 나에게 먹인 놈이다.”라고 꾸짖고 그에게 벌을 내렸다.

사랑하고 좋아할 때에는 눈이 머는 법. 무슨 행동을 하든지 죄다 칭찬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사랑이 식으면 그러한 일들이 거꾸로 몽땅 허물이 된다. 그게 여도지죄(餘桃之罪),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먹인 죄다. 시장이 상승 분위기일 때에는 허다한 뉴스들이 모두 호재로 해석된다. 예컨대 당국이 금리를 내리면 내리는 대로 기업의 금융비용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주가가 오르고, 금리를 올리면 올리는 대로 경기가 인플레를 걱정할 정도로 호황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상승한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나쁘면 정반대다. 금리를 올리면 금융비용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주가가 내리고, 금리를 내리면 경기부양정책을 써야 할 정도로 경기가 나쁘다는 이유로 역시 주가는 하락한다. 결국, 해석하기 나름이다. 시장 분위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분위기를 살피는 것이 해석보다 먼저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일목균형표... 솔직히 헷갈린다. 추세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것이 일목균형표의 구름이요 후행스팬인데, 이게 일관된 모습이 아닌 탓에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코스피지수가 구름 위로 올라선지라 상승추세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주가는 주르륵 구름 아래로 내려와 버리고, 반대로 코스피지수가 구름 아래에서 헤매고 있는지라 확연한 하락세라고 주장하면 지수는 금세 구름을 뚫고 훨훨 상승해버리니 이거야 원...

내 주장이 항상 맞을 리 만무하고 또한 그럴 수도 없다. 그래도 시장이 어느 정도 예측과 ‘비슷한’ 움직임이라도 보여야 할 터. 그럼에도, 매정한 시장은 번번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하기야 그게 시장이니 어찌할 수 없다. 그동안 자주 경험하였듯 ‘이번만은 틀림없다’라고 확신하였을 때, 그때의 피해가 가장 컸다. 내가 진정으로 확신하였을 때, 시장은 등을 돌리고 뒤통수를 탁! 쳤으니 말이다. 겸손한 태도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또 깨닫는다.

코스피지수는 다시 일목균형표 구름을 뚫고 위로 치솟았다. ‘추세’로 본다면 상승세라고 규정하여야 한다. 차이킨 오실레이터(Chaikin Oscillator), CCI, MFI 등의 기술적 지표들도 상승세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과열’이라고 규정할만한 단계까지는 아니다. 따라서 이번 주에도 지수는 상승할 공산이 높다. 일목균형표로는 오히려 구름을 뚫고 나왔으니 구름이 지지선이 되겠다. 후행스팬은 1,950선에 이르러야 비로소 지지를 받는다. 26일 전의 캔들이 한참이나 아래에 놓여 있는지라 상승세는 더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주가가 내내 오를 수는 없다. 당장에 2,000선 언저리의 저항도 의식해야 하고(그러기에 지난주는 지수가 2,000선 부근에만 이르면 캔들 차트에 윗수염이 만들어졌다.), 지난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주 전망으로 코스피지수는 일단 단기적으로 주춤할 공산은 있다. 다만, 설령 지수가 뒷걸음질한다고 하더라도 그 폭은 미미하겠다. 전반적으로 시장은 상승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2,000선을 넘어선다면 2,030까지는 무난하다. 저항선이 두텁지 않다.

(달러-원 주간전망)

학창시절 윤리 시간에 ‘자인(Sein)과 졸렌(Sollen)’이라는 용어를 배웠다. 독일어이다. 굳이 바꾼다면 ‘자인’은 영어로는 'be', 우리말로는 ‘사실’이 되겠고, ‘졸렌’은 영어로는 'should', 우리말로는 ‘당위’로 번역될 수 있다. 철학적(?)인 용어를 꺼내는 이유는 엔-원의 향방 때문이다.

달러/엔 차트를 본다면 이건 누가 보더라도 확실한 상승세이다. 1달러=100엔이라는 강력한 둑을 넘어선 다음인지라 달러/엔에는 뚜렷한 저항선도 없다. 그저 하루가 지나면 그럴 때마다 환율은 연방 오를 따름이다. 엔화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상황인즉 원화도 달러에 대하여 약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엔-원 환율이 크게 내려가지 않는다. 그게 ‘졸렌’이다. 당위이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대일본 경쟁력을 고려할 때 엔-원 환율이 100엔당 1,080원 혹은 그 아래로 추락하는 것은 큰 사건이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의 차트를 보면 아무래도 상승세의 기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졸렌’으로서는 달러-원 차트가 달러-엔처럼 쑥쑥 상승세를 나타내어야 하는데, 현재 달러-원 차트의 ‘자인’은 상승세가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일목균형표에서 달러-원은 구름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구름 안에서는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앞이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후행스팬도 캔들 아래쪽에 처져 있고 기준-전환선의 관계도 역전된 상태이므로마냥 상승을 우기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

그러나 차트를 형성하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인지라 그것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말한 '졸렌'으로는 달러-원이 올라야 한다. 아직 구름 안인지라 추세는 또렷하지 않으나, 상승세가 하루, 이틀 정도 더 이어진다 하더라도 그걸 이상하다고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 앞서 코스피지수를 살필 때 들먹였던 차이킨 오실레이터(Chaikin Oscillator), CCI, MFI 등도 아직은 상승세이고, ‘과열’이라고 규정할만한 단계 역시 아니므로 위쪽으로 약간의 여유는 있다.

이번 주 전망이라면 달러-원은 일단 기존의 상승세가 이어지겠으나 구름 안에서 제한된 모습을 보이리라는 쪽이다. 구름의 상단인 1,121원~1,124원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참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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