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웅진그룹이 대표적인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알짜 계열사를 팔아 부채를 해결하고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평이한 경영사항이라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문득 이 내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의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오너리스크(Owner Risk)'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종사하는 산업의 부침에 따라 변화하며 이에 따른 경영상의 결정을 끊임없이 내려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다. 웅진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건설 및 태양광 사업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하고 현금 창출력이 우수한 주력기업을 매각하여 그 대금으로 투자에 나서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다각화한 사업부문의 업황 부진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웅진의 결정은 기업이 내릴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의 일환이다. 과거 주력기업이었던 코리아나화장품 매각 사례도 있다.

이러한 웅진의 결정과 달리 최근 재벌 기업들의 비상식적 또는 탈법적이기까지 한 행태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부문 가격담합, 삼성생명,대한생명,교보생명의 변액보험 불공정 행위, SK그룹 오너의 선물투자손실에 대한 계열사의 부당지원에 이어 금주에는 한화그룹 오너의 횡령, 배임에 대한 공시지연으로 시총 3조 규모인 한화의 상장폐지 검토로까지 이어졌다.

웅진의 정상적인 경영결정 뉴스가 필자의 관심을 끈 이유는 비정상적인 사람들 사이에 정상인이 들어가면 오히려 두드러져 보이는 꼴이다.

대체 어쩌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담합, 불공정 영업, 부당지원, 불성실 공시에 따른 상장폐지 검토 등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들의 주인공으로 계속 등장하게 된 것일까.

기업의 설립목적은 두말 할 것 없이 이윤의 추구이다. 그러나 그 이윤은 정당한 이윤이어야 한다. 횡령, 담합, 불공정 거래의 결과로 얻어진 이윤은 약탈과 다를 바 없다.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강탈하는 것이란 뜻이다.

기업의 설립목적은 이윤추구이나 존재목적은 부가가치의 창출이다. 사회에 가치를 더하지 못하는 기업은 이미 기업이 아닐 것이다.

과거 美 자동차 업체가 신규모델의 출시 후 결함을 발견하고도 즉시 리콜을 결정하지 않고 결함 수리비용과 결함에 의한 사고 관련 소송에 따른 비용을 비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이미 기업이기를 포기한 경우이다.

한국의 대기업이 더욱 기업다워져 웅진과 같은 정상적이고 납득할만한 경영결정에 대한 소식만 접하게 되기를 기원한다.(산업증권부장)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