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이번주 들어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물량을 늘린 까닭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탓으로추정됐다.

외국인들은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국채선물 3년물을 2만계약 이상 순매도했다.

8일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들이 금리동결 이후 채권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해 기존 포지션을 청산했거나 방향성 거래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했다.

전소영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골드만 삭스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연내 동결로 수정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완화되는 추세"라며 "이에 대한 실망감으로 채권금리는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물량을 늘린 이유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주로 방향성 거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호주 금리동결 등으로 채권이 약세로 돌아섰으며,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줄어든 상황"이라며 "선물매도는 원화가치 강세와 동반한 스와프베이시스 폭 감소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을 청산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원 환율은 1월2일 1,155.80원에서 2월7일 1,118.70원까지 하락>



A은행 딜러는 "스와프베이시스가 줄어드는 이유가 반드시 원화 강세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며 "지난주 대통령이 물가발언을 내놓으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일소돼 단순히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연말 골드만 삭스에서 1분기 기준금리가 50bp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베팅으로 역외에서 포지션이 잡혔지만, 시장에서 1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거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외국인이 그 당시 설정했던 포지션을 정리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리스크 온(Risk on)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포지션 청산과 더불어 현재 금리레벨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금리 상승에 베팅했을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첫 금통위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매파적 멘트를 할 개연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7일 스와프베이시스 역전 폭은 1년 기준으로 96.25bp를 기록해 100bp를 하회.>



한 전문가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를 추세의 전환으로 단정 짓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B증권사 딜러는 "선물시장에서 이틀간 외국인 매도가 많이 나왔지만, 선물가격은 박스권을 이탈하지 못했다"며 "새해들어 꾸준히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현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봤을 때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고 추정했다.

그는 "금리동결이 예상되지만 선물가격의 등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 시장참가자는 "6일 카자흐스탄 자금이 현물시장에서 국채 3년물 경과채권 10-6호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선물시장에서 매도하는 외국인은 이들과 다른 별개의 주체일 것으로 보이며, 뚜렷한 매도 원인은 알아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h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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