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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외식하였다. 뷔페식당에서 맛있는 것을 잔뜩 먹었다. 아내는 살찐다고,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고 투덜거렸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부지런히 접시에 음식을 담아왔다. 나 역시 질세라 많이 먹었다. 서너 차례 접시를 비우자, 더 음식을 먹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로(나도 인간이다!) 배가 불렀다. 하지만, 끝내기는 아쉬워 마지막으로 조금 더 먹을 것이 없을까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훈제연어를 발견했다. 첫 접시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그걸 접시에 담았는데... 얼레? 연어의 맛은 전혀 달랐다. 아까 먹던 맛이 아니었다. “이거 왜 이래. 연어가 맛이 없어!”라고 투덜대자, 아내가 한마디 했다. “연어는 죄가 없어!” 그렇다. 배가 고플 때의 첫 접시에서 연어는 참 맛있었다. 하지만, 배가 부른 다음에 억지로 먹은 연어는 처음의 맛일 수 없었다. 연어는 억울하다. 연어는 죄가 없다. 상황이, 내입맛이바뀐 탓이다.

요즘 나는 차트를 해석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참 어렵다. 오를 것으로 보이던 주가가 후다닥 추락하기도 하고, 반대로 내리 밀릴 것 같던 환율은 쌩- 하고 날아가는 모습이다. 예상과 다른 양상이 자주 전개되는지라 헛갈린다. 나야 당연히 “차트가 뭐 이래” 투덜거리고 싶지만, 아내는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차트는 죄가 없어!”

차트는 죄가 없다. 시장은 죄가 없다. 다만 그 차트를, 시장을 해석하는 눈이 잘못되었을 따름이다. 객관적으로 잘 봐야 하는데,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니 이거야 원….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모든 선입견을 무시하고, 오로지 차트에서의 신호만을 토대로 해석한다면, 현재의 코스피지수의 추세는 의당 상승세이다. 지난주에 언급하였던 바와 같다. 일목균형표에서 주가는 구름 위로 올라섰고, 기준선과 전환선이 호전된 상태이고,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을 넘어선(호전) 상태이므로 지금을 상승세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하다. 반복하지만 현재 코스피지수의 추세는 상승세다.

하지만 ‘추세’를 상승세라고 말하기에 작금의 시장은 너무나도 식어 있다. 상승세일 때에는 과열 분위기가 걱정될 정도로 시장이 달아오르고, 거래량도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하는데, 요즘은 전혀 딴판이다. 지난주 금요일의 거래량은 달랑 2억7천만 주. 거래대금 고작 3조7천억 원, 상승종목 436개, 하락종목 369개...

이런 상황인지라 ‘열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다우지수며 S&P500지수는 매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독일의 DAX 등 유럽의 주가도 연방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영 딴판이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일까? 물론! 하지만, 강도가 너무나도 취약하다. 전에도 말한 바 있으나 나는 현재의 시장이 엘리엇 파동이론으로 보아 ‘반등’ 국면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재미없고 지루한 모습이 내내 이어지는 것이다.

상황이 단박에 바뀔 리는 없겠다. (코스피지수 주간차트를 보라! 참으로 한심하다. 주가는 그저 옆으로만 기고 있다) 일단 주가가 일목균형표 구름 위로는 올라섰으나 쑥쑥 상승세로 더 이어지지 못하고 주춤거리는데, 이런 일은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일목균형표 이론에 의할 때, 주가가 구름을 넘어서면 그 구름의 지지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눌림 목’ 양상이 종종 나타나는 법. 이상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번 주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밀리지는 않겠지만 소폭의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구름의 하단과 기준선이 겹치는 1,950선이 강력 지지선. 반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2,000선은 막강 저항선이다. 지루함이 사라지려면 역시 시간이 필요하겠다. 쳐다보는 우리야 지루하겠지만, 차트는 죄가 없다.

(달러-원 주간전망)

구름 안에서 헤매면서 더 올라설 것 같지 않던 달러-원 환율이 지난주에는 꽤 힘을 내었다. 1,120원 언저리의 저항을 극복하면서 구름 위로 고개를 내민 모습이다. 일단 추세는 거의 상승세로 접어들려는 찰나이다. 다만, 기준-전환선이 호전되었고, 환율도 구름을 벗어났으나(정확히 말하면 구름 상단을 넘어설락 말락 하는 상태) 후행스팬이 26일전의 캔들을 완벽하게 제압하지 못하였다.

아직 ‘완벽하게’ 상승세라고 말하기는 좀 이른 상태. 그러기에 본격 상승세로의 전환은 시간이 걸릴 참이다. 그런데다 설령 후행스팬이 26일전의 캔들을 넘어서더라도 그것으로 ‘하락 끝, 상승 시작’이 선포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코스피지수에서 설명하였듯 환율이 구름을 넘어선 다음에 곧장 상승세로 씽~ 날아가는 일도 물론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는 상승세가 주춤거리면서 구름의 지지를 확인하는 경향이 더 많은 법이다.

달러-원도 그러리라 생각된다. 아무래도 확률을 따진다면 구름을 살짝 눌러보면서 지지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공산이 높다. 아울러 5월9일의 1,083원 바닥에서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환율이 너무나 가파르게 상승하기도 한지라 이제는 슬슬 숨을 고를 때도 되었다.

또 있다. 달러-엔은 101.30까지 밀렸고, 이번 주는 월말이기도 한즉 이래저래 환율이 좀 밀리더라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MACD, TRIX 등 매매 타이밍을 알려주는 지표들은 일찌감치 ‘매수’를 외친 이후 내내 그 신호를 유지하고 있다. 스토캐스틱은 지난주 초반에 과열 상태이던 고점에서 내려섰으나 주 후반에 재차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실패(failure)의 모습이다.

따라서 환율이 주춤거리더라도 추세는 그대로이다. 되레 환영이다. 상승세가 잠시 머뭇거릴 때가 절호의 매입 찬스가 되겠다. 1,120원을 1차 지지선으로 믿고 싶다. 그 아래로는 물론 1,110원이 대기 중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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