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거시경제정책과 금융정책에 정통한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등에서 은행과 증권, 금융정책 등 핵심분야를 모두 거쳐 농협금융의 경영환경을 이해하고 청사진을 제시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임 내정자는 1959년생으로 전남 보성 출신이다. 행정고시 24회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을 지내면서 정책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2009년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으로 발탁됐고, 이후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장관급)을 지냈다.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썰물 때 둑을 쌓아야 밀물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로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3종 장치'를 마련했다.

2009년 11월 청와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회의 도중에 '병상에 계신 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으나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가 부친의 임종을 놓친 일화는 유명하다.

성품이 온화하고 다정해 인기가 많다. 일을 할 때는 치밀하고 강하게 추진하지만, 합리적 리더십으로 직원들이 잘 따르는 편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이번 농협금융 회장 인선 과정에서 임 내정자에 대한 관료 조직의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금융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이번 농협금융 회장 선출 과정에서 하마평과는 달리 처음부터 유력 후보로 꼽혔다.

임 내정자의 당면과제는 작년 3월 농협금융 출범 후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다. 잇따른 전산사고 여파로 실추된 농협금융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시급하다.

그가 이런 과제를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농협의 배타적 조직 문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외부출신 농협금융 및 계열사 CEO들은 변화를 이끌기보다 조직에 동화되거나 조직에서 튕겨나가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임 내정자가 전임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오는 7일 열리는 농협금융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임 내정자는 "농협금융은 농민을 대표하는 공공성과 금융기관으로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며 "부족한 능력이지만,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해 지주사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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