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저성장 기조 속에 기업들의 실적과 재무구조 저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소속의 계열사들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만기도래 회사채를 잇달아 현금으로 갚고 있다.

일부 계열사들은 차환 발행에 나서고 있으나 '현대차 후광'을 통해 금리를 확 낮춤으로써 금융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내 1위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이자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이달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전액 현금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조4천765억원에 달해 엄청난 유동성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번에 현금으로 만기 회사채를 갚으면 미상환 회사채 잔액은 '제로(0)'가 된다.

회사채 등의 직접 금융 조달 측면에서만 보자면 사실상 무차입 상태가 된다.

이처럼 만기 도래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계열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경기 변동에 대한 우려로 과도한 외형 확장을 자제하면서 재무구조의 내실을 다지자는 재무전략상의 변화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3월 만기가 돌아온 2천억원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고, 현대위아도 같은 달 1천억원의 만기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았다.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외부 차입을 줄임으로써 재무 건전성을 높이자는 이유에서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만기 회사채에 대응해 차환 발행에 나서는 곳도 물론 있다.

현대다이모스는 지난달 차환 발행에 나섰고, 현대비앤지스틸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 3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벅찬 일부 다른 기업들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다이모스는 만기 도래 회사채(금리 연 4.44%)보다 무려 1.45%포인트나 금리를 낮춰 금융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3년짜리 만기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차입 만기구조에 여유를 둘 수 있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올해 발행한 회사채는 총 9천800억원이다.

2011년과 2012년 2분기까지 각각 1조9천700억원과 1조3천억원 발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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