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공격적인 투자 스타일의 '승부사'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와 안정적인 수익 추구의 '살림꾼' 양해만 전 NH-CA자산운용 CIO가 만났다. 박 대표는 지난달 말 브레인자산운용의 CIO이자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양 대표를 영입했다.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만남에 여의도의 관심이 집중됐다.

13일 양 대표는 "시장 감각이 좋거나, 탁월한 운용 성적을 냈던 게 아니다"며 "브레인자산운용이 좀 더 안정적으로 가는 부분에서 기여할 부분이 있지 않겠느냐 생각해서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가치는 실적에서 나온다는 생각 아래 실적과 펀더멘털을 남보다 더 빨리 많이 분석하는' 브레인의 유전자는 유지돼야 한다"며 "이런 DNA가 체계적으로 운용에 반영되고, 매니저에 피드백을 줄 수 있게 시스템화 하겠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6년을 알고 지낸 사이다. 박 대표의 합류 제안은 2년 전부터 있었다.

NH-CA자산운용의 출발부터 안착까지 함께한 만큼 양 대표는 10년을 채우고 싶었지만, 1년 빨리 브레인에 합류했다. 도전해 보고 싶어서다.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1월에 이미 이직 의사를 밝혔고 차근차근 일을 정리했다.

"업무가 간단해졌고 더 집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는 그는 "운용 스타일과 조직이 달라서 생소한 면이 있다"고 했다.

양 대표는 "브레인은 젊고 활기차다"며 "거기에 애널리스트에게도 기회를 주고, 브레인에서 좋은 경력을 쌓고 발전에 기여하고 보상하는 문화를 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브레인은 자문사로 출발해, 평가 기간이 짧은 고객 자금이 많다. 이직도 많았다.

그런 탓에 양 대표의 합류가 얼마나 가겠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오래다닐 것이라는 신뢰부터 쌓고 있다.

양 대표에 CIO, 일임, 랩, 자문 등 일반운용쪽에 넘긴 박 대표는 이제 그의 꿈이기도 한 헤지펀드에 전념하게 된다.

양 대표는 "브레인이 일반 자산운용사의 업무 영역을 전부 다 해야 한다"며 좋은 인력을 먼저 충원하겠다고 했다. 현재 15명이 리서치 인력을 3~4명 정도 더 충원하고, 내부 외부에서 운용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상품 계획도 가지고 있다. SH자산운용의 리서치팀장으로 있을 때 크레디트, 채권, 주식을 함께 분석했고, NH-CA자산운용에서는 국내와 해외에 함께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는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그가 옮긴 지 얼마되지 않아 브레인의 투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폭락했다.

양 대표는 "삼성전자는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모바일 부분에 영업이익이 너무 집중됐고, 코스피는 삼성전자에 너무 집중됐던 게 사실 위험이었다"며 "지나친 낙관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도했던 것을 해소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이라며 "삼성전자가 120만~130만원대로 내려가면 싸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잘 버티고 있는 코스피도 1,90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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