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직원 수와의 비교 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지주사는 소멸 직전이에요. 이렇게 무서운 조직인 줄 몰랐습니다."

우리금융지주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후 기자와 만난 우리금융 한 직원의 푸념이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직후 인사를 단행해 우리금융 임원 18명 중 16명을 내보냈다. 남아있는 2명 중 1명도 조사역이라 사실상 임원직에서는 보직해임됐다.

임원 수도 4명으로 대폭 줄였다. 부사장직을 4자리에서 3자리로 줄이고 전무와 상무 각각 1자리를 없앤 데다 상무 대우직을 폐지한 결과다.

조직 규모는 절반 이하로 축소하기로 했다.

기존 5개 본부가 모두 폐지됐고 17개 부서는 9개 부서로 대폭 줄인다. 인원 역시 현재 약 170명에서 90명 내외로 절반가량 감축한다.

반면 은행은 임원 수가 23명 그대로 유지됐다. 자금시장본부가 자금시장사업단으로 재편됐지만 주택금융사업단이 부동산금융사업본부로 승격되면서 조직 축소도 없었다.

이 회장은 이같은 인사개편에 대해 "지주사는 사람이 많으면 일을 만들어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조직과 인력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우리금융의 지주사 축소가 민영화를 앞둔 포석으로도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 분할매각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지주를 축소해 우리은행과 통합을 도모하고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직원들은 그러나 은행장으로 재직하며 지주회사의 지시와 통제를 받아왔던 이 회장이 지주사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선 우리금융 직원은 "우리금융 임원 수나 조직 규모는 KB금융이나 신한금융지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일을 만들어낼 수준으로 사람이 많은 건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금융 직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139명으로 KB금융(157명)이나 신한금융(155명)보다 적은 수준이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우리금융 직원 수가 90명 내외로 줄어든다면 하나금융(108명)보다도 숫자가 적어진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두고 우리금융 내부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 다른 관계자는 "상업은행 출신인 이 회장이 한일은행 출신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 14일 우리금융에 임원을 4명 임명하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골고루 분배했다.

김승규, 정화영 우리금융 신임 부사장은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김장학 부사장과 김승록 상무는 상업은행을 다녔다.

앞선 우리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CEO 인사에서도 이 회장이 '탕평책'을 펼쳐 한일은행 출신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민영화를 앞두고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산업증권부 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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