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리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이 지난 현재 국내외 주요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인 제로금리 시대의 마감', `채권 롱(long) 시대의 몰락'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 대형 금융사 국제금융 담당자는 "금융위기 이후 6년간 돈으로 막았으면 이제 세계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며 "그래도 안되면 그건 안되는 것"이라고 위기의식을 표현했다.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할 태세를 비추면서 우려되는 점을 한마디로 말하면 `유동성이 빠지면서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으로 들어왔던 유동성 빠져나가면 특히 한국같이 취약하고 만만한 소규모 경제는 항상 타겟이 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해외 주요 시장보다 앞서서 주식, 채권,외환시장이 반응하고, 외국인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재빠르게 진행된다.

정부는 내수를 부양해서 완충 역할을 하겠다고는 하지만 가계부채 때문에 적극적인 부양책을 쓸수도 없고, 쓰더라도 부동산과 관련된 것이라 제약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와 시장안정을 위해선 결국은 `수출'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이 중요하고, 중국의 이상 기류도 확산되지 않아야 한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회사채 시장을 포함한 시장 전반적 위기 대책을 마련하는 해법도 나와야한다. 특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내 금융시장과 기업들의 체질개선을 하도록 하는 정책이 긴요하다.

그렇다면 `장기적인 안목'의 정책은 어떤 것일까.

무엇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입출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다양화되고 견고한 투자베이스가 확보돼야 하며, 국내투자자의 대형화가 이뤄져야 한다. 연금과 보험 등 장기투자자의 대형화가 필요하고, 부동산 일변도의 투자에서 중장기 금융투자로 자산관리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 물론 선진국들도 2,3대에 걸친 부의 축적 이후에 이런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나타났지만 우리도 이제부터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우리도 국민연금이 대형화되고 '트랙 레코드'가 쌓이다 보니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할 내부 주체가 생겼다"며 "금융 선진국은 대형사마다 있는 퇴직연금기금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한국의 국민연금이 수십 개 이상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투자자의 유치에도 장기투자가들을 유인해야한다. 장기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나 연금,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을 집중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어려울 때 기회만 엿보는 숏텀 펀드들이나 구멍가게 같은 헤지펀드들이 탐색하는 시장에만 머문다면 약간의 충격에도 휘청거리는 게 당연하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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