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금융지주가 해체를 눈앞에 뒀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을 우리은행과 지방은행, 증권 등 3계열로 쪼개서 팔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해체되면 은행지주(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로서는 처음으로 해체되는 사례가 된다. 2001년 4월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로 출발한 지 12년 만에 또다시 최초로 해체되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로 설립될 때부터 공적자금이 투입된 역사를 갖고 있다.

1990년대 은행권을 주름잡던 '조상제한서(조흥ㆍ상업ㆍ제일ㆍ한일ㆍ서울)' 중 상업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1999년 1월 탄생한 한빛은행은 부실여신을 털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만 했다.

한빛은행의 부실채권은 14조8천억원으로 대출금의 23.6%에 이르렀다.

결국 정부에 공적자금 8조원을 요청했다. 대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 1997년 말 1만7천여명에 이르던 정규직원을 3년 만에 7천명(41%)이나 내보내야만 했다.

한빛은행은 그러나 1999년 7월 발생한 대우사태로 다시 직격탄을 맞았다. 당기순손실 규모가 2조원대로 치솟았다.

결국 2001년 4월 정부는 공적자금 12조8천억원을 투입해 한빛과 평화, 광주, 경남은행과 한아름종금을 하나로 묶어 우리금융를 탄생시켰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의 이같은 역사에 대해 "태생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주 체제를 만든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분리 매각하겠다는 정부의 민영화 방침이 성공하면 우리금융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은행권 최초로 행원으로 출발해 행장을 거쳐 회장직에 올랐지만, 스스로 지주사를 해체해야 한다. 우리금융의 마지막 회장이 되는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최초의 은행지주로 출발해 최초로 해체되는 것이나, 행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행장을 거쳐 회장직에 오른 이순우 회장이 마지막 회장이 되는 것 모두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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