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도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 MVNO 사업자들이 대형마트에 밀려 위협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MVNO 사업에 대한 내부 검토와 외부 자문 의뢰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사실상 사업 착수에 들어갔다.(8일 오후 3시56분 연합인포맥스가 단독 송고한 '롯데, 이동통신재판매 사업 본격 착수' 기사 참조)

MVNO는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의 약자로 기존 기간통신사업자(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임대해 자체 브랜드로 재판매하는 것이다.

그동안 롯데 측은 롯데마트를 통해 프리피아와 SK텔링크가 공동 개발한 휴대폰 '세컨드(2nd)'를 판매해왔다.

이는 MVNO 사업과 달리 알뜰폰으로 판매하는 휴대폰 기계만 파는 판매대행이었다.

다만 경쟁 유통사들이 통신사와 제휴를 하고 MVNO 사업에 나서자 롯데 측도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MVNO 사업자가 되면 단말기 구입부터 요금제 구성과 가입 등 현재 통신 대리점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직접 맡을 수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KT와, 이마트는 SK텔레콤과 각각 손을 잡고 MVNO 사업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경쟁사가 겹치지 않는 선에서 통신사 중 아직 제휴를 맺지 않은 LG유플러스가 롯데 측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통신업계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계인 만큼 각각 다른 파트너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통사들이 알뜰폰 사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정부 규제로 인해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성장성을 위한 신사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롯데그룹이 통신 시장에 진출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아울렛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은 물론 롯데시네마 롯데리아 등 매장을 이용한 유통망이 강점이다.

또한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등 유통채널과 롯데멤버스카드(포인트카드) 가입자도 활용할 수도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함께 휴대폰 유통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된다.

다만 MVNO 사업자들 내 대형 유통사가 앞세우다 보니 중소 MVNO 업계들은 울상이다.

실제로 MVNO 사업자들은 SK텔레콤, KT 등으로부터 망을 대여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통화 품질 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유일한 무기인데 MVNO는 그동안 온라인과 편의점이 핵심 유통 경로였지만, 대형마트가 들어오면서 대기업 계열사가 막강한 유통력으로 대부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는 자본력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유통 경쟁력을 갖고 있다. 더구나 대형마트는 고가의 단말기까지 포함한 제품을 선보일 수도 있다. 이에 중소 사업자는 설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크기를 키우는 것은 좋지만, 시장 자체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롯데마트 측은 MVNO 사업 진출에 관련해 "MVNO 사업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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